택배라는 것은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일상적이지만, 나에게는 그리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우간다에 살고 있는 나에게 택배는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수단을 넘어, 한국과의 연결 고리이자 내가 느끼는 '거리'를 실감케 하는 중요한 요소다. 한국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친정집에 보관한 후, 그 물건들이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고 불확실하다.
한국에 살 때는 필요한 물건을 언제든지 구입해 손쉽게 택배로 받아볼 수 있었지만, 이곳 우간다에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선,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내가 원하는 물건을 선택해 친정집으로 배송을 부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친정 부모님의 도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간다에서 직접 물건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친정집에 물건을 보관해 두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물건이 친정집에 도착하고 나면, 그것을 우간다로 보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 항공편으로 보내는 것은 비용이 너무 비싸고, 배편으로 보내는 것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 결국 현실적으로 선택하는 방법은 배편을 통해 물건을 받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우간다로 오는 물건이 무사히 도착할 것인지, 혹시나 도중에 분실되지는 않을지, 언제쯤 받을 수 있을지 등 여러 가지 걱정이 쌓인다.
특히 이번에는 6월에 물건을 보냈다. 그 당시에는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물건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9월이 되었는데도 물건을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물건이 바다를 건너 케냐 국경을 지나고 있다는 소식만 들었을 뿐, 구체적인 배송 상황은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안이와 예주는 “엄마? 택배 언제 와? 이번 주에는 오겠지?”라며 도착할 시기를 날마다 묻는다.
한국에서는 24시간 안에 또는 새벽 배송이 있을 정도로 물건을 사는 일이 매우 간단한 일이다. 필요한 물건을 고르고, 배송을 요청하고, 그것이 우간다로 올 때까지의 기다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도전이다.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우간다 상황에서 한국에서 보내온 물건은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다. 그 물건들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도 언제 올지 모를 택배를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기다림의 과정에서 느껴지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만이 아니다. 한국과 우간다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멀게 느껴진다. 비록 인터넷과 현대 기술 덕분에 한국과 연락하고 소통하기는 쉽지만, 물건 하나를 받는 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은 이곳에서의 생활이 얼마나 다른지를 실감케 한다.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물건을 그리워하며, 그 물건들이 무사히 도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 잃어버리지 않고, 손상되지 않고,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결국 나에게 택배는 단순히 물건을 주고받는 것을 넘어, 한국과 나를 이어주는 작은 다리 같은 존재다. 한국에서 우간다까지의 여정은 물리적으로는 멀지만, 택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나는 그 거리를 더 가까이 느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