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지붕 위에서 빗방울이 다다다다다다 쏟아지는 소리가 난다. 지붕이 빗방울을 그대로 받아내는 집이라, 비가 오면 소리는 숨길 수가 없다. 깊이 잠들어 있어도 그 소리에 어김없이 깨어난다. 오늘도 그렇다. 한 번 깨어난 뒤로는 다시 잠들기에는 이미 늦은 상태다.
시계를 보니 5시 38분이다.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과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사이 어딘가에 서서, 나는 조용히 카카오톡을 연다.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두 건 와 있다. 길지 않은 문장인데도 마음을 덮어준다.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 이 새벽에 이 말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조금 깊어진다.
아이들이 한국으로 돌아가 대안학교에서 생활하게 되는 일은 단번에 결정된 일이 아니다. 남편과 나는 수많은 시간을 붙잡고 고민해 왔다. 망설이고, 되묻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여기까지 온 선택이다. 그래서인지 그 긴 고민을 무색하게 만드는 한 어른의 발언이 아직 마음에 걸려 있다. 말 한마디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결정의 가장자리를 계속해서 흔든다.
하지만 이 아침, 나는 조금 다른 사실을 알아차린다. 나를 불편하게 한 것은 단 한 사람의 말이지만, 내 곁에는 그 말을 지워낼 만큼 충분한 여러 사람의 위로가 있다는 것. 지붕 위로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보다도 더 분명하게, 나는 그 위로들의 존재를 듣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로,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은 이미 내 안에 와 있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