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들도 책을 내는데

써지지 않는 그런 날

by 비꽃

써야 하는데 미치도록 써지지 않는 날. 그러함에도 쓰자고 정한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만큼은 앉아 있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도통 생각나는 것이 없다. 왜 이렇게 머릿속이 하얀가. 그 어떤 단어도 생각나는 게 없으니 갑갑하다. 다들 이러면서 한 편의 글을 쓰고, 책을 내고 하는 것이겠지?


어제저녁 두 아이가 각각 책을 만들었다. 첫째는 <용이 화났을 때>, 막내는 <고양이가 욕심을 부려요>다. 여덟 살, 여섯 살도 뚝딱 그리고 쓰기까지 하는 걸 봐서일까. 더 좌절감이 밀려온다. 심지어 아이들이 만든 책 하나 하나가 재밌고 의미도 있다. 막내는 그림 그리기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어제는 "엄마! 글도 쓰고 글에 맞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될 거야."


허허. 아이의 바람에 무한 응원을 보내긴 했지만, 한쪽에서는 '그래, 그림까지 그리는 작가라.. 너무 좋지. 하지만 언제나 즐겁지만은 않을 거야. 써지지 않고 그려지지 않는 날도 만날 테니까.'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함에도 무엇이든 쓰고 싶고 책을 내고픈 그 마음 때문에 어쩌면 나도 이토록 앉아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아이에게 뒷얘기를 더하지 않았다.


오전 9시에서 12시, 딱 세 시간이다. 스물네 시간 가운에 가장 집중하기 좋은 시간이라 어제도 오늘도 출근시간으로 정했거늘, 벌써 한 시간 하고도 30분을 까먹었다. 남은 시간만큼은 한글 프로그램 빈 페이지와 맹렬히 눈싸움을 벌이더라도 하나를 꼭 쓰고 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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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첫째가 만든 책은 스토리 진행 중이고, (우)막내가 쓴 책은 독자에게 되묻기 한 내용도 있어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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