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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Jan 27. 2023

브런치 4수로 탄생한 결혼 주제

진심 반, 운빨 반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주제들을 쓰는 것을 시도한 나의 고군분투를 적어보려 한다. 


“글을 씀으로써 자기 자신을 치유해 보세요.”

인터넷으로 만난 인연이지만, 멀리서 서로에게 항상 응원을 해주는 사이인 최작가님께서 나에게 이런 권유를 해 주었다. 그때의 나는 집안과 회사의 일로 정말 화, 우울, 자괴감 등 아주 심적으로 피폐한 삶을 살고 있었다. 몸도 몇 년 사이에 수술대에 오를 정도로 안 좋아져 있었다.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다. 다 놓고 싶었다. 사랑하는 이가 있어도 이 마음은 다른 세계이기에 치유가 될 수 없는 것 같았다. 이 마음을 나는 최작가님께 하소연을 했다. 그러고는 이렇게 조언을 해 주셨다. 



처음에는 글도 쓰기도 싫었다. 글을 쓴다는 건 그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기에 너무 싫었다. 다시 그 상황을 마주한다면, 화가 치밀어 오를 수도 있고, 지하 100층까지 내려가 우울 모드로 들어갈 수도 있었기에. 나의 방어기제는 회피가 90% 이상 차지하는 것 같다. 



같은 사건이지만, 같은 상황이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보는 건 중요하다. 생각을 뒤집어서 생각하는 것. 마음을 뒤집는 것이 정말 어렵겠지만, 결국에는 피하지 않고 노력만 한다면 해낼 수 있다. 이렇게 사람은 할 수 있는데, 못한다고 말하고, 못하는데 할 수 있다는 간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래. 너무 절망하지 말고, 힘들어하지 말고,
그저 그 상황을 담담히 앞에서 마주함으로써,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자.
글쓰기는 나의 영혼을 달래는 적합한 도구가 되지 않을까  

나의 이야기를 나를 중심으로 뻗어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소소하게 전달되기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게 되었고, 4수 끝에 해냈다. 


처음에는 나의 병중 일기 같은 아픔에 대해서 구구절절하게 써서 제출했다. 너무 구구절절해서였을까. 나는 나의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서 이렇게 썼는데, 브런치가 좋아하지 않는 소재였나 싶다.




두 번째로 써낸 이야기는 아팠던 날들에 중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열심히 고군분투한 날에 대해서 썼다. 지금에 다시 와서 그 글을 읽어보니, A4용지 1장 반 분량의 글을 나름 열심히 썼지만, 이걸 어떤 주제로 생각해야 하는 건지 상대방에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너무 애매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 아픔에 너무 집중한 것일까. 아무도 내 아픔에 관심이 없는데. 이때의 나는 뭘 더 말하고 싶었던 걸까. 




세 번째 이야기는 작심삼일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시도는 참 쉽게 하지만, 끝맺음을 참 못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3일 하고, 포기하다가 다시 시도하고, 또 포기하게 되더라도, 다시 시도를 하며 내 안의 나를 토닥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대해 A4 용지 1장 반을 써 보았다. 구어체로도 써보고, 문어체로도 써보았다. 나름 어려운 도전이었다. 나도 이렇게 글을 마무리 지어낼 수 있고, 무엇이든 다시 시작하는 용기도 자신감도 계속해서 뿜어 낼 수 있는 원동력을 얻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게 뿌듯해하면서 작가 신청을 했지만, 낙방. 정말 나의 글이 별로였던 걸까. 



네 번째로 요즘 들어서 더욱 생각하게 되는 고민인 ‘결혼’이라는 두 글자를 보고 콘셉트를 잡고, 글을 썼다. 


우리 엄마는 그러지 않을 줄 알았는데, 30대 넘어가니 슬 압박이 들어온다. 엄마가 늦게 결혼한 편이라서 그런지, 주위의 친구들은 벌써 손자를 보고 있다는 걸 나한테 은근히 던지듯 말을 하고, 결혼은 언제 할 건지 자꾸 손꾸락을 옆구리에 쿡쿡 찌른다. 



은근히 압박. 답답함을 어느 곳이든 토로하고 싶었다. 아무리 친하다 하더라도 남자친구는 남자친구 일뿐, 나중에 결혼하면 남의 편이 되지 않은가… 나의 마음을 100%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사실 많이 털어놓지 못하고, 속으로 많은 생각들을 했다.



결혼은 무조건 30대 넘어서는 꼭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 반발심이 생겨 나는 이 마음! 주변에서 어찌 그리 친절하게 결혼 조언을 해 주는지… 감사하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달갑지 않은 조언을 듣는 미혼녀의 마음을 써 내려가 나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공감 해 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가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결혼이라는 두 글자로 떠올리는 콘셉트, 작가소개, 작가 방향, 제출할 글을 과감히 나의 영혼을 담아 써 내려갔다. 막상 희미하게 답답해하는. 허공의 답답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허공을 잡아 다가 글에 숨결로 불어넣으니, 나의 마음도 조금씩 치유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하여 자신 있게 브런치 신청을 하고! 이틀 뒤 나는 합격 통보를 받았다. 브런치에서도 결혼, 이혼, 재혼 주제의 글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깨달았고, 나는 운 좋게도 나의 마음이 통한 거 반, 흐름을 잘 탄 것 반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나는 브런치 4수로 탄생한 결혼 주제로 마음껏 나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참 사람이 감투를 쓰고 안 쓰고의 마음가짐과 행동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막상 브런치 작가가 되니, 작가라는 타이틀이 무겁게 느껴졌고, 글쓰기를 조금씩 어떻게 바꿔나갈지, 뭐를 조금씩 적용해 볼지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의 글도 많이 보고, 느끼고, 나의 글에도 적용해야지. 그리고 제일 중요한 목표는 많이 적어보며 나를 치유하는 현명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브런치 작가가 될 기회를 주심에 너무 감사합니다.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들, 소소한 이야기들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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