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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Aug 16. 2023

 당신은 이제 난소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알록달록 약을 먹게 된 원인을 찾아서 3

당신은 이제 난소가 하나밖에 없습니다.



요즘 병의 원인. 알록달록 약을 먹게 된.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을 찾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첫 번째는 압도적으로 업무량이 많아진 회사에서의 스트레스. 두 번째는 결혼은 언제 하는지에 대한 은근 압박 질문에 대한 스트레스. 이번 세 번째는 나의 장기에 대한 무의식적 부정적 생각에서 원인을 찾아보았다.


최근 3년 동안 더욱 안 좋아진 자궁 쪽 부위.

몇 년 전 어쩔 수없이 큰 돌로 변해버린 난소 하나를 제거하게 되었다. 큰 수술 후 난소섬유종이라는 병명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1년에 한 번씩.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2차례 자궁에 생긴 용종들을 수면마취를 해가며 없애왔다. (최근 수술한 것에 관한 글도 하나 적었다...)


"난.. 고작 30살밖에 안되었는데. 아직 미혼인데...."

내 몸에 하나밖에 없는 장기들 중 하나인 이 난소를 잘 간수하지 않으면, 나머지 하나도 예전처럼 눈뜨고 코베이는 식으로 잃어버릴까 봐... 이런 두려움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압박해 왔다.



'결국 이 나머지 한 개 마저 없어지면...?'이라는 가정으로 시작한 손톱보다 작은 눈덩이는 굴러가는 가속도가 점점 붙어버렸다. 눈덩이가 구르는 와중에 주변의 부정적인 생각들이 다이슨 청소기가 모든 걸 빨아들이는 것처럼 뭉쳐지는 속도가 눈뿐만 아니라 먼지들까지도 다 같이 뭉쳐지고 있었다. 그것이 나의 코앞으로 다가왔을 땐, 이미 나의 몸집 10배를 넘어선 듯한 크기로 나를 압도해 온 듯했다. (이게 바로 예기 불안이라는 걸까...?)



'예비 시어머니가 이런 문제를 가진 나를 안 좋아해서, 압박하시면 어쩌지...'

'만약에 아이를 못 놓게 되는 상황이 생기면, 불행한 시집살이가 시작될까...?'

'나중에 아이가 없더라도, 당신만 건강하면, 그걸로 충분해. 라며 사랑의 속삭임을 해주지만, 나이가 들어서 아이를 가지지 못해서... 헛헛한 마음으로 자기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다른 여자한테 가지 않을까..?'

'나이가 들어서 내 뱃속으로 낳지 못한 자식이 없다는 것에 대한  헛헛한 우울증이 다시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까?'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난소가 없기에. 난임. 불임 센터마저도 못 가는 상황이 생기겠지...?'


'아. 그런데 이 모든 건 내가 결혼을 했다면, 생각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그냥 아예 결혼을 못 할지도 모른다...'

등등등...


맞다. 아직 벌어지지도 않은 일들이다. 요즘 명상을 하면서,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은 떨쳐버리고, 현재. 나의 현존에 대한 것에 집중하는 걸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의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빠지게 되면... 명상이 아니라 망상에 빠져버리게 된다.



'여자구실'

궁금해서 찾아본 '여자구실' . 뜻이 실제로 있다는 것에 놀랐다.



궁금해서 네이버 사전에 찾아본 '여자구실'.

내가 생각한 뜻과 실제로도 사전에 나와있는 뜻이 일치해서 놀랐다.

역시 이런 뜻이었구나...


요즘은 경제력이 어느 정도 있다면, 혼자 사는 걸 선택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 트렌드에 맞춰 나도 비혼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의적인 선택이 아닌, 타의적인 선택으로 하는 비혼은 뭔가 슬플 것 같다. 여자구실을 못해서, 하지 못하는 결혼... 그런 것 말이다.  


그저 머릿속으로 지나치기만 하던  무의식적인 생각들을 글로 풀어내 보았다. 이렇게 써보니... 보는 사람도 불편할 수 있을 정도로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막장 드라마를 생각한 것 같다. (너무... 드라마와 영화를 많이 봤나 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 무의식이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장기들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알록달록 약을 먹게 된 게 아닐까.




"지금이라도 계속 정기적으로 검진도 받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 식사 노력하면 되지! 힘내보자! "


이런 응원은 들을 때만, 힘이 날 뿐. 혼자 있으면 잊어버리기 십상. 그래서 다이어리에도 운동과 건강한 식사를 꾸준히 하기 위해 기록하고 있다. 까먹지 않으려고...(어제 일도 기록하지 않으면 까먹는다...) 그래. 노력해 보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에 감사해야 하는 거야...!'

그래도 현실은 지금 나에겐 소중한 하나가 존재해 있다. 심장처럼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하나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그래도 지금 하나가 건강한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사는 게 중요하다 사실로 다시 정신 차려본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난소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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