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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숑누나 Apr 19. 2022

01. 명품 오픈런 ‘거부감’ 지우개 팝니다.

ENFP/YOLO족 승무원의 '나도 버킨백을 원해’

에르메스 베스트셀러 블루 다이아 플레이트. 2p1set 30만 원 중반


MBTI ENFP인 YOLO족이 자발적 명품 소비자로 각성하는 순간, 빠른 속도로 명품의 세계를 정복했다. 연이어 그 세계를 바라보는 제3의 시야를 획득했다.


 샤넬백을 ‘사기’ 위해 새벽 오픈런을 뛰고 에르메스 백을 오퍼 ‘받기’ 위해 셀러와 친분을 쌓고 그리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을 실적용으로 자발적 강제 구매하는 문화. 나는 이미 그 문화에 길들여지고 즐기지만 한편으론 양가적 감정에 놓여있다. 조금 창피하기도, 우습기도, 주객전도된 느낌도 있지만 동시에 이 과정을 즐기고 있으니 아이러니.

2021.12월 명동 신세계 백화점 본점 아침 일곱 시

 늘 공급을 웃도는 '과다 수요'로 실물 뵙기 어려운 샤넬백. 그 샤넬백을 영접하기 위해 꼭두새벽 바다 낚시꾼 복장으로 백화점 앞에 캠핑 의자 세팅하고 번호표를 받고 그로부터 열두 시간 후 매장에 입장하지만 매장은 텅텅. 이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소위 말하는 ‘현타’가 온다. ‘가방 하나 사자고 이럴 일이야’ 투털 댈만하다.



뉴스/신문 기사 주요 어젠다로 등장하기까지 한 명품 패닉바잉과 오픈런에 대한 우려와 강한 사회적 반감


 하지만 기형적인 소비문화로서의 사회적 병폐인지, 본능욕구노골적 분출에 거리낌이 없는 젊은 세대가 창조신박 소비 문화인지 아직 평가하긴 이르다. 한 나라의 정치나 정책 입안도 한 조직의 조직개편이나 사업계획도 실로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객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음이다. 현 시대 명품 소비 풍조에 대한 최종적 가치판단유보해두고 자발적 명품 애호가이자 소비자이면서도 이 문화에 대한 회의감도 동시에 느끼는 글쓴이의 양가적 입장으로 이 문화를 해석해 보았다.



패닉바잉/오픈런은 누군가에게는 분명 즐길거리-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기꺼이 시간과 체력을 내어주겠단 다짐이며 기대감으로 점철된 과정.


놀이공원에서 2시간 기다려 3분 남짓의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것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방송국 앞에서 무한 대기하는 것

왕복 20시간 좁디좁은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 가서 72시간 즐기다 오는 여행

생명을 걸고 설산을 정복하는 산악가들

 위의 네 가지는 투자 대비 효용이라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효율이 좋은 선택은 아니다.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지도 모르는 비이성적인 의사결정을 인간은 한다.

그리고 오픈런도 이와 동일욕망메커니즘을 따른다.



명품 오픈런 문화 인간 본성의 한축으로 이해할 수도 있어야


 오픈런도 마찬가지다. 샤넬백을 얻기 위해 12시간 노숙하는 원동력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몸소 이룰 수 있다는 걸 ‘믿고’ 그때의 ‘쾌감’을 ‘시뮬레이팅’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꺼이 제 시간을 건 베팅을 한다.

인간은 ‘유희’의 동물이고, 다차원적인 ‘욕구’의 복합적 ‘지적 생물체’.
더불어, 지구에서 가장 바쁜 ‘고등 생물체’이면서도 생존과 무관한 의사결정에도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할애하는 ‘의로운 생물체’ ‘유희’와 ‘욕구’ 기반의 비합리적 결정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행복해진다.

 이 문화를 추종하거나 옳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문화의 형성 배경에는 인간의 어떤 공통적 심리가 기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심리는 바로바로 인간은 ‘욕망의 노예라는 단순한 사실이었다. 인간이라면 평생 한 번쯤 뜨겁게 갈망하고 치열하게 욕망하는 그 무엇이 있다. 그러니 명품에 울고 웃는 그들이 유별나거나 비난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은 '욕망'하도록 태어났고, 정자가 난자를 향해 달려가듯, 연어가 강으로 회귀하듯 그렇게 본능을 따르고 있을 뿐이니.



그야말로 아파트 청약 다툼처럼 치열한 명품 구매 과정


 명품 구매에는 다양한 루트가 존재하기에 ‘프리미엄’ 이른바 웃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명품을 쉽게 소유할 수 있는 방법도 분명 존재한다. 경험자로서 오픈런에 소요되는 유류대, 연차 수당, 식비, 정신적 데미지와 체력 소모를 합산하자면 전문 리셀러 구매가격이 합리적으로 들리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이런 문화가 지속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욕망에 대한 즉각적 화답
그게 주는 만족감을 인간은 갈구한다.
오랜 줄 서기 끝에 구하기 힘들단 제품이
내가 간 날 하필 ‘운명’처럼 거기 있고
만지고 보고 내 손으로 직접 고른 제품을  
예쁘게 포장해 두 손 무겁게 들고 나올 때
물건 자체를 소유하는 만족감과는 또 다른
‘성취감’과 ‘잔재미’를 보장하는
오픈런 구매 성공기.



과거, 당신의 욕구는 무엇을 매개로 발현되었죠?

현재, 당신의 욕망은 무엇을 향하고 있죠?

미래, 당신은 그것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까요?




[ENFP/YOLO족 승무원의 '나도 버킨백을 원해’]

01. 명품 오픈런 ‘거부감’ 지우개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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