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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비단 Oct 20. 2021

청소년의 섹스를 위하여

청소년의 성을 억압하는 사회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 굉장히 보수적이다. 가부장제와 유교 문화가 합체해 저세상 시너지를 일으킨 결과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라며, 무슨 학생이 연애를 하냐며, 대학교 가면 여자 친구/남자 친구 생긴다는 잔소리는 흔하다. 요즘에는 청소년의 연애를 권장하는 어른들이 늘었지만, 청소년의 섹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사람이 많다. 분명 청소년의 섹스는 불법이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억압당하고 있다.


보수적인 분위기의 영향인지 한국의 성교육은 문제가 많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내가 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성교육 시간에 배우는 거라곤 수정 착상 임신 출산 뿐이었다. 중학생 때까지 섹스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다. 사실상 성교육 시간은 생명과학 시간이었다. 성교육 시간에 가르쳐야 할 내용은 전혀 가르치지 않는다. 그냥 보건 선생님이 한 시간 동안 혼자 떠드는 시간이다. 부실한 성교육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무지하거나, 야동을 통해 성을 배운다.


부실한 성교육으로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무지하다. (출처 : 유튜브 이십세들)


반면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섹스를 하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조사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청소년의 평균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13.6세이다. 남학생은 13.3세, 여학생은 14.4세이다.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은 전체 54,948명 중 4.6%였다.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나눌 경우, 중학생 28,961명 중 1.8%, 고등학생 25,987명 중 7.3%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한다. 남학생과 여학생으로 구분하면, 남학생은 5.8%, 여학생은 3.3%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한다. 값이 가장 높은 그룹은 고등학생 남학생으로, 전체 13,523명 중 9.2%가 성관계를 경험했다.


처음 성관계를 맺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출처 : 유튜브 프랭키 프렌즈)


사회적으로 청소년의 성생활을 억압하고,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은 안전하고 올바른 섹스를 할 수 있을까? 뉴스 기사를 조금만 찾아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룸카페나 아파트 옥상 같은 곳에서 섹스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청소년들이 섹스를 하기 위해 모텔을 가거나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가거나 할 수가 없으니, 룸카페, 노래방이라는 비위생적인 곳에서 섹스를 하는 실정이다.


룸카페, 화장실, 옥상 등 비위생적인 곳에서 섹스를 하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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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충격적인 사실. 콘돔을 사용하지 않고 비닐봉지로 피임을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한다. 청소년의 섹스를 안 좋게 보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는 것조차 눈치가 보여 비닐봉지로 대충 피임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청소년의 성을 억압하면 청소년들은 잘못된 방향으로 성생활을 한다.


청소년은 인간으로서 자유롭게 성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청소년의 성생활을 막을 권리가 없다. 연애, 섹스를 하면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냐고? 솔직히 연애하면 성적 떨어진다는 건 공부만 시키기 위한 핑계다. 어른은 연애하면 능률 떨어지니 연애하지 말라고 하나? 연애하느라 직장일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건 그 사람 문제라고 하지 연애가 문제라고 하진 않는다. 그리고 설령 섹스가 정말로 학업에 영향을 준다고 해도, 그것을 강제로 금지할 명분은 되지 못한다. 임신하면 어쩌냐고? 당연히 임신하면 큰일이다. 그런데 그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이냐 어른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계획 없는 임신이 문제다. 계획 없는 임신을 막기 위해서 올바른 피임법을 가르쳐줘야 하지, 섹스를 원천 봉쇄하는 건 청소년의 자유를 해치는 행위다.




따라서 우리는 청소년의 성을 억압하여 청소년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섹스를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게 아니라, 안전한 환경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섹스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어른들은 안전하게 섹스를 할 수 있도록 그에 알맞은 환경과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성교육을 개편해야 한다. 더 이상 생명과학과 다를 바 없는 성교육에서 벗어나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을 가르쳐야 한다. 안전한 피임법, 올바른 섹스 방법, 성병 예방 방법, 자궁경부암 예방법 등등 실제로 성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 청소년들이 야동으로 섹스를 배우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청소년의 섹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청소년의 연애 섹스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는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워 콘돔 사는 것을 꺼리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섹스를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른들이 남이 누구랑 섹스를 하든 어떤 플레이를 하든 관심 없는 것처럼(관심 없는 거 맞나? 잘 모르겠다) 청소년의 섹스도 똑같이 무관심으로 대해야 한다.


요즘은 청소년이 눈치 보지 말고 사라고 페이크 콘돔도 나왔다. (사진출처 : https://www.insight.co.kr/news/241358?type=mobile)




교육은 현실과 멀어질 때 의미를 잃는다. 교육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면 교육은 하나마나이다. 한국의 교육이 청소년의 성생활에 도움을 주고, 청소년들이 올바르고 성숙한 가치관을 기르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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