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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우 에디터 Jun 18. 2022

미술시장은 과열되어 있는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 Kiaf Seoul


작년 연말 진행된 키아프KIAF는 650억 원의 매출 달성, 올해 3월 진행된 화랑미술제는 72억 매출 달성. 이 외에도, 국내 미술시장 규모가 1조 원에 가까워지며 한국 미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술계에는 염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이전에도 이런 양상이 있었기 때문이죠.


© The ARTRO


미술시장 호황기였던 2000년대 초, 미국은 미술시장 규모 30조원을 달성했습니다. 당시에 많은 작품이 사재기 식으로 거래되고 작품 가격이 상승하며 흐름은 가속화되었는데요. 사람들은 미술시장이 성숙했다고 착각했습니다. 이후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며 미술시장의 거품은 빠르게 꺼졌습니다. 거래액은 바닥을 쳤고, 스타 작가의 작품 가격도 폭락했죠.


흔히 미술품은 감가상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위기가 퍼질 때는 통하지 않습니다. 당시 대작을 갖고있던 컬렉터도 현금 확보를 위해 작품을 내다 팔았죠. 시장엔 매물이 쏟아졌고,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작품 가격은 끝없이 하락했죠. 이를 통해 미술시장이 성숙했다는 사람들의 생각은 착각으로 드러납니다.


2007년 리먼 사태 이후, 60% 폭락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


2007년 리먼 사태 후, 미술시장이 붕괴하고 회복하기 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2020년 들어서야 미술시장이 리먼 사태 전만큼 회복했다는 시선도 있었죠. 그런데, 최근의 미술시장을 보고 2007년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작년, 미술시장 규모가 1조를 바라본다는 밝은 미래를 그리는 기사들 속에서도 미술계 인사들은 염려를 표했습니다. 코인, 주식 등으로 급격히 부를 쌓은 신흥 부자들이 유입되며 무지성 구매가 많고, 아트페어에서 볼 수 없었던 오픈런이 일어나는 등 사재기 형태로 작품을 구매하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것이었는데요. 덕분에 시장 거래액은 늘었지만, 과열되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이런 흐름은 결국 미술시장 규모에 대한 착각을 일으키고, 경제상황이 안좋아질 경우, 폭락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현재 글로벌 경제지표들이 부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시장상황 매우 좋지 않죠.  염려가 현실로 가다오는 상황 속, 최근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2022년 1분기 미술시장 보고서를 통해 이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5-2007 미술시장 호황기 이후 시장 냉각기를 선례로 해, 투자대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해 시장의 파도를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죠. 정말 미술시장은 과열되어 있을까요?


© The Artnet News


중장기적으로 볼 때 회의론에 시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미술시장은 저평가되어있다는 시선도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우리나라 경제력은 OECD 국가 중에서 12위(2019년 기준)의 위치에 있지만, 미술시장 규모는 인도와 비슷한 20위권으로 파악됩니다. 경제력 대비 미술시장 규모가 아직 완전히 커지지 않은 것이죠.


신용평가사 골드만삭스 Goldman Sachs에 의하면, 2025년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소득이 5만 6천달러에 이르고 세계 3위의 대열에 우뚝 설 것이라고 해요.  소득이 늘어날수록 미술품 소장의 열망도 늘어납니다. 이미 국내 미술시장은 컬렉터층이 넓어졌고, 이들의 자산 토대도 이전보다 견실해 졌습니다. 또 국가간 교차수요가 일어나 우리나라 작품을 서구에서 사고, 우리 컬렉터들이 서구 작품을 사는 등 시장 자체가 커지고 국경이 완화되기도 했죠. 여러 악재와 염려가 있더라도, 미술시장이 갑자기 경착륙할 가능성이 적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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