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겪은 500년 간의 테러에 대하여
지난 29일, <모나리자>가 케이크 테러를 당했습니다. 사건은 관객이 많이 몰리는 일요일에 일어났는데요. 여느 때 처럼 사람이 많이 몰리는 모나리자에, 한 할머니 분장을 한 남자가 휠체어를 타고 다가갔다고 해요. 보통 사람이 많이 몰려있어도 휠체어 탄 노부인이면 비켜주기 마련. 덕분에 그는 빠르게 그림 앞으로 다가갔습니다.
<모나리자> 앞에는 두 개의 펜스가 있습니다. 우리가 줄 설 때 보는 보조 펜스와, 루브르 측에서 모나리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나무로 된 펜스. 이 남성은 보조펜스까지 충분히 다가간 후에, 휠체어에서 뛰어내려 가발을 벗어던집니다. 그리고 나무 펜스를 넘어, 작품이 담긴 방탄유리를 마구 두드렸죠. 그리고 케이크를 유리에 바른 후, 장미꽃을 사방으로 던졌습니다.
<모나리자> 앞에는 항상 가드가 서 있습니다. 남성이 케이크를 바르고 10초 만에 가드가 그를 제압했고, 남성은 끌려나가면서 이렇게 외칩니다. "지구를 파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일에 대해 생각하라! 예술가들이 여러분에게 지구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 일을 하기 위해 이 행동을 한 거다!"
이 상황은 현장에 있던 관객들의 스마트폰에 모두 담겼고, 빠르게 인터넷을 타고 퍼져나갔습니다. 남성은 바로 경찰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고요. 모나리자 앞에는 방탄유리에 묻은 케이크를 닦는 루브르 측 관계자들의 모습이 남았습니다.
루브르 측에서는 어떤 코멘트도 거부했지만, 작품은 안전하다고 합니다. 다만 이 남성은 문화재 훼손 혐의에 대한 수사를 받게 될 거라고 해요.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남성은 36세, 기후 운동가로 추정됩니다. 이 범행을 저지를 이유는 그가 직접 밝혔듯, '사람들이 지구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는 것에 항의하기 위함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이처럼 모나리자에 훼손을 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낸 사람들은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2009년에는 한 여성이 뜨거운 차가 담긴 찻잔을 작품에 던졌습니다. 그는 프랑스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해 분풀이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모나리자>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품이 된 만큼, 많은 관심이 쏠릴 걸 알고 벌인 행동이었습니다. 미술품 훼손의 경우, 법적인 절차를 밟아 처벌을 하기 보다, 복원 비용을 청구하는 정도로 그칠 때가 많은데요. 이를 알고, 더 쉽게 작품을 훼손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나 모나리자는 이런 수난을 많이 겪은 작품입니다. 1956년엔 염산 테러를 당해 그림 아래 부분이 훼손되었고, 같은 해 12월에는 돌을 맞는 일이 생기기도 했죠. 이 사건으로 그림 속 여인의 왼쪽 팔꿈치가 망가졌습니다. 이 이후에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모나리자>는 유리에 덮인 채 전시되었는데요.
더 과거로 넘어가 보면, 도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모나리자를 지금 만큼 유명하게 만든 사건이었죠. 1911년 6월 21일, 모나리자가 루브르에서 사라집니다. 당시의 모나리7자는 그냥 루브르의 많고 많은 작품 중 하나였는데요. 때문에 루브르 박물관 측에서는 24시간 동안 작품이 사라진 줄도 몰랐다고 해요.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프랑스 정부는 박물관을 폐관하고, 국경을 봉쇄하며 대대적으로 작품의 행방을 찾는 기사를 내놓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모나리자는 유명세를 얻게 돼요. 당시에는 신문이 새로운 매체로 떠오르고 있었는데요. 프랑스 주요 신문사들이 3주 내내 <모나리자>의 행방을 찾는 기사를 대대적으로 냈습니다. 모나리자 사진과 함께요. 덕분에 모나리자의 행방을 찾는 소식은 프랑스에서 유럽, 유럽에서 미국까지 흘러가며 엄청난 홍보효과를 얻게 됩니다.
또 당시 용의자를 찾는 움직임도 있었는데요. 많은 용의자가 거론되었고 그 중에는 파블로 피카소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모나리자는 '다 빈치가 그리고 피카소가 훔친 작품'이라는 타이틀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죠. 물론, 피카소는 경찰조사를 받고 혐의가 없다는 걸 입증받아 금세 풀려났습니다.
보통 작품 도난 사건이 발생하면, 범인을 잡기는 정말 힘든데요. 사건 발생 2년 만에 진범이 잡히면서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범인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하던 이탈리아 남성이었어요. <모나리자> 작품 속 여인도 이탈리아인이고, 그림을 그린 다 빈치도 이탈리아인이니, 이 작품을 조국으로 가져오겠다는 명분이었다고 밝혔는데요. 덕분에 이탈리아에서는 영웅이 되었지만, 진실은 달랐습니다.
사실은 작품을 훔친 후에 위작을 비싸게 팔고자 벌인 사기극이었죠. 이렇게 작품이 사라지게 되면, 암시장에서는 위작, 복제품이 나돌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매우 비싼 금액에 작품을 팔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을 사려던 사람이 신고를 하면서 덜미를 잡히게 된 것이었죠.
현재 모나리자의 작품 가치는 대략 2조 3천억 원~40조 원의 가치를 가졌을 거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술품이라고 볼 수 있죠. 물론, <모나리자>는 프랑스의 국보이기 때문에 판매될 일은 없을 텐데요. 이처럼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이 누군가의 메시지와 철학을 설파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 것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동시에, 만들어진 지 5백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영향력에 미칠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으로 와닿고요.
뉴스 요약
한 남성이 모나리자에 케이크를 던진 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은 기후운동가로 추정되며, 연행 되는 중 '지구에 대해 생각하라'고 소리쳤다.
모나리자는 이전에도 여러 테러를 겪었다. 뜨거운 차가 담긴 유리잔에 맞거나, 염산 테러를 당하거나, 돌에 맞는 등 다양했다.
100여 년 전에는 도난을 당하기도 했었다. 진범은 2년 만에 잡혔고, 이 사건으로 모나리자는 더욱 유명해졌다.
미술품 훼손에 대해 처벌하는 법안이 충분치 않고, 미술품에 테러를 가하며 얻게 되는 파급력 때문에 이를 노린 범죄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