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담은 선물, 꽃 비즈니스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은 특별한 기념일에 소중한 분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곤 합니다. 이때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선물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선물이 있겠지만 단연 으뜸은 역시 ‘꽃’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은 꽃 선물을 얼마나 자주 해 보셨나요? 꼭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어도 말입니다. 아마 한번쯤은 꽃 선물을 하기 위해 꽃 시장이나 꽃 가게에 찾아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어떤 꽃을 선물하면 좋을지, 꽃말이 무엇이어서 선물의 의미를 더할 수 있을지, 선물할 꽃에 대해 이것 저것 궁금한 게 많아 물어본 적도 있었지요? 그 때 아름다운 꽃을 더 예술적이고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는 꽃 전문가 ‘플로리스트’(Florist)들과의 대화는 꽃 선물의 의미를 배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그저 흔한 꽃이었다고 해도,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쳐간 꽃은 의미도, 모양도 더 특별해지고 아름다워지니까요.
플로리스트는 그 말의 뜻처럼 꽃에 있어서는 예술가입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우리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어떤 꽃을 선택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받는 사람이 더욱 기뻐할지, 꽃 이상의 꽃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이런 플로리스트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물하는 것에 비해 그 대가를 정당하게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꽃이 플로리스트의 손을 거쳐 예술로 피어나고 사람들에게 많은 기쁨으로 선물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세 청년들이 의기투합 했습니다. 이 세 청년들은 온라인 꽃 판매 업체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지역 플로리스트들에게 정당한 수고비를 지불하지 않는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없는지, 플로리스트들에게 정당한 이윤을 제공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면서 말입니다.
파보드 쇼라카(Farbod Shoraka)는 버클리 대학을 졸업한 후, 기업의 인수합병 전문가로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꽃집을 운영 하는 고모를 통해 텔레플로라(Teleflora)와 같이 온라인 꽃 판매 서비스에 대해서 듣게 되었고, 생각보다 지역 소매점이 얻을 수 있는 중간 수익분이 굉장히 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수익금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익을 꽃 판매 업체가 가져갔기 때문이지요. 그때 쇼라카는 처음으로 지역의 꽃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꽃 산업에 대해 조사하던 중, 당시 지방의 꽃 가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없어 전화로만 주문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때야 말로 상생과 혁신의 변화가 필요한 때였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2011년,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 동기였던 데이비드 데인슈가(David Daneshagr)와 그레그 웨이스타인 (Gregg Weisstein)을 찾아가 함께 일을 해보자고 권유하였습니다. 데인슈가와 웨인스타인의 수락으로 그렇게 셋으로 이루어진 팀이 만들어졌지만, 창업을 하기에는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는 투자자를 찾아 나섰을테지만, 이들은 달랐습니다.
남다른 포부를 가진 세 사람이 선택한 방법은 다름 아닌, 포커 대회에서 우승을 해 상금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영화 같은 일을 생각해 냈을까요? 데인슈가가 UC 버클리 재학 시절에 세계 포커 챔피언이었기에 가능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우승 상금 3만 달러(한화 약 3,700만원)가 걸린 포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 같이 로스앤젤레스로 향했습니다. 포커 대회는 이틀간 진행되었고 데인 슈가가 플레이어로 포커 경기에 참여하는 동안, 쇼라카와 웨이스타인은 옆 테이블에서 노트북으로 창업을 위한 작업에 매진했습니다. 오늘날의 블룸내이션(BloomNation)의 얼굴이 될 웹사이트를 디자인하면서 말이지요. 데인슈가는 마지막 포커 게임에서 승리를 확신했다고 합니다.
It’s flower time!
창업 자금 3만 달러(한화 약 3,700만원 )를 얻는 그 순간에 데인슈가가 내뱉은 말은, 바로 그 다음 날, 그들의 꿈대로 꽃의 시대를 열어 나갈 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그들은 훗날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꽃 배달 서비스 업체가 된 블룸내이션을 창업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그들은 신생 플랫폼 기업이 흔히 겪는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바로 자신들의 플랫폼을 이용할 플로리스트들과 고객들을 어떻게 모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지요. 더욱이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에 대해 플로리스트들은 거의 신뢰하지 않는 상태였고,이를 해결할만한 아이디어 없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에 그들은 직접 약 100개의 꽃집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자신들의 비전을 공유했습니다. 플로리스트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생각을 묻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플로리스트들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고, 그들의 생각을 기반 사람아 플랫폼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기존의 온라인 꽃 판매 서비스는 꽃 소매점과의 상생적 구조가 아니라는 점 이외에도 또 다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객의 입장에서 웹사이트에 등록 되어있는 이미지와 실제 배달 받은 꽃이 차이가 난다는 점이었지요.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데에는 판매 서비스 업체와 꽃 소매점 간의 소통이 전무하였던 일에 기인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업체에서 임의적으로 꽃 이미지나 카탈로그를 등록해 놓으면, 플로리스트들은 주문 내역만을 전달받아 제작하기 일쑤였고,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신저로서만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고객이 받아 보기를 희망하는 꽃 선물은 플로리스트들의 손을 거쳐간 아름다운 꽃다발이었는데, 플로리스트들의 역할이 반영되지 않다 보니 임의적으로 지정된 디자인의 꽃다발이 고객에게 배달되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다른 작품의 꽃다발이 가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로 생긴 소비자의 불만은 플로리스트에게 향하곤 했습니다.
이에 블룸내이션은 기존과 달리 플로리스트가 꽃을 직접 디자인해 자신이 온라인 마켓을 열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생각해 냈습니다. 더 이상 수동적 역할로서만 꽃 주문을 받고 전달하는 일을 하지 않도록 말이지요. 이로써 세 창업자들은 블룸내이션이 플로리스트들의 에어비엔비(Air BnB)가 되기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플로리스트들은 블룸내이션에서 무료로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고, 자신이 디자인한 꽃들을 자유롭게 업로드하고 판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덕분에 고객들은 자신이 받아보고자 하는 꽃을 플로리스트와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블룸내이션이 가져가는 수익금은 판매 금액의 10%로, 이는 기존의 온라인 판매업체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였기 때문에, 플로리스트들의 높은 호응을지속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고객들 역시 보다 아름답고 다양한 꽃 들을 플로리스트와의 상담을 통해 추천받을 수 있으니, 이 모두가 상생적 구조 안에서 이루어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인 셈이었습니다.
한편, 블룸내이션은 플로리스트와 고객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블룸스냅’(BloomSnap)을 만들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블룸스냅은 플로리스트가 구매자에게 배송 직전의 완성된 꽃을 찍어 보내는 시스템입니다. 주문자가 꽃 선물을 하였음에도 어떠한 최종산물로써 상대방에게 배송되는지 알 수 없었던 불편함이 있었는데, 블룸스냅으로 하여금 이러한 문제들이 말끔히 해결된 것이지요. 이로써 구매자와 플로리스트 간 신뢰는 자연스레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블룸스냅은 주문과 판매에 관한 모든 데이터들이 축적되는 보고의 기능도 했습니다. 블룸내이션은 이를 기반으로 다시금 고객의 특성과 시장을 분석하여 플로리스트에게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트렌드를 조언해주고 있습니다
이후 블룸내이션은 계속해서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여, 여러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사업 자금 역시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미국 전역의 플로리스트3,000명과 계약을 맺은 상태이며, 이러한 사업 성과에 힘입어 ‘A Capital Venture’등으로부터 720만 달러(한화 약 90억원)를 투자 받았고,이를 기반으로 블룸내이션은 더 많은 플로리스트들과 계약을 맺으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어습니다. 소비자, 플로리스트 모두 모바일 앱으로도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지요. 앞으로 웨딩 및 이벤트 기획 시장에도 진출하여, 꽃집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할 계획입니다. 언젠가 글로벌 기업이 되기를 꿈꾸면서 말입니다.
블룸내이션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 약 3,000개의 도시를 거점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보다 더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플로리스트들을 양성해 나가며, 공정하지 않은 수익 구조를 개선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상생적 비즈니스의 선한 영향력 안에서 혁신의 여정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블룸내이션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 BM)이 흡사 에어비앤비와 같이, 꽃 시장의 에어비앤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꽃 산업은 물론, 이미 모든 산업계에서 많이 출현하고 있는 BM이며, 우리가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깊은 곳에 자리잡아 일자리, 유통, 소비의 중심에 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의 관건은 무엇일까요? 블룸내이션의 사례를 통해 살펴봅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어떤 특별한 인프라나 기술력이 있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플랫폼의 참여 이해관계자간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면 이끌어내고 유지시켜 나갈 수 있는지, 이에 대한 근본적인 역량이 없이는 어려운 사업모델이기도 합니다. ‘플랫폼’이라는 말이 가리키듯, 다수의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오고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디자인한다는 것, 그리고 그 네트워크 효과에 힘입어 관련된 거버넌스 구조와 일련의 표준들을 제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창업가의 역량을 바탕으로 설계된 플랫폼 비즈니스는 참여자 간 상호 관계적 연결을 자력으로 삼아, 그것으로 창출되는 비즈니스 가치들이 지속되어지는 사업모델입니다. 이는 여러분도 잘 아는 바와 같이, 제한된 특정 판매자가 특정 생산 수단을 소유하는 방식의 전통적 비즈니스와는 매우 다른 점이지요.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세계적인 전략컨설팅펌 딜로이트(deloitte)는 통합형 플랫폼, 사회적 플랫폼, 유통형 플랫폼, 이렇게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본 바 있습니다.
블룸내이션이 지향하고 있는 현재의 플랫폼 비즈니스는 어느 유형의 경향성을 더 많이 담고 있나요? 기업의 성장 단계에서마다 그 특징은 달라질 수 있고, 앞으로 제4의 유형, 5의 유형 등 플랫폼 비즈니스의 유형은 계속해서 진화될 것입니다. 다만 플랫폼 비즈니스의 유형을 결정 짓는 속성(attributes) 그 자체는 항상성을 띠고 있으므로, 우리가 설계하려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어떠한 유형으로 수렴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Tauscher & Laudien(2017)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속성을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제시해 우리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미래의 출현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유형들은 여러분들이 만들어 나가기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창업가적 혁신 마인드로 어떠한 비즈니스 가치를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그 플랫폼이 가져다 줄 비전은 누구를 향해 있습니까? 그 질문에 명쾌히 대답할 수 있는 기업가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Where 미국, 캘리포니아
When 2011년
What 플로리스트와 소비자를 직접 이어주어 합리적인 시장 형성
Who Farbod Shoraka, David Daneshagr, Gregg Weisstein
Why 비합리적인 대우를 받는 플로리스트들과 화훼시장의 혁신을 위해
How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플로리스트를 직접 연결
BloomNation.com
BloomNation, A Marketplace For Local Florists, Raises $5.6 Million Series A, TechCrunch, 2014/10/07
BloomNation wants to become the Etsy of flowers, Forutune, 2014/10/27
Deloitte report 2015, The power of platform
Forbes, Three Guys, A Poker Game And A Plan To Take Down Teleflora, 2014/09/22
Forboes, How To Build A Blooming Business Without Experience, 2018/07/09
Täuscher, K., & Laudien, S. M. (2018). Understanding platform business models: A mixed methods study of marketplaces. European Management Journal, 36(3), 319-329.
The Week Magazine, 5 great places to order flowers online, 2018/02/05
Times, This Budding Startup Is Changing How You Buy Flowers, 201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