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MarketKurly)의 김슬아 대표는 어렸을 때 유엔(United Nation, UN)에서 일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의 유학에 반대했습니다.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녀는, UN을 향한 자신의 강력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드리기로 결심하고 국내 명문 자사고인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자신의 열정과 가능성을 부모님께 보여드렸습니다. 강한 의지와 실천력에 부모님은 설득되었고, 김슬아 대표는 마침내 미국의 명문 여자 대학교인 웨슬리 대학교 (Wesleyan University)의 정치학 전공으로 입학하는 데 성공합니다.
지배당하지 말고 지배해야 한다
미국에서의 배움은 김슬아 대표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웨슬리대학은 ‘지배당하지 말고 지배해야 한다’는 모토로 시대를 바꾸는 여성성의 가치관을 강조하는 대학이었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이 대학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며, 웨슬리대학교의 가치관을 자신의 자산으로 만들어 나갔습니다. 이는 훗날 그녀가 마켓컬리의 수장으로서 사업가의 길을 걷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준 자양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도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웨슬리에서의 교육이 사업가의 길을 걷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면서 말이지요.
김슬아 대표는 다양한 경험을 두루두루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한번은 MIT(매사추세츠공과 대학)에서 교양 강의를 듣던 중, 친구 두 명에게 이커머스 사업을 함께 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다양한 경험하기를 좋아하던 김슬아 대표는 이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개발을 제외한 운영 전반을 맡는 역할로 팀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사업 아이템은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보는지 트래킹하여, 고객에게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개인화 솔루션이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았지요. 그러던 중 그녀는 BCG(Boston Consulting Group)에서의 인턴십 기회가 생겨 팀을 나오게 되었지만, 이 때의 경험이 마켓컬리를 창업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때 동료들과 함께 발로 뛰며 영업을 한 경험은 당시에 크나큰 어려움이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켓컬리의 사업에 단단한 주춧돌이 되었던 셈이지요.
그녀는 BCG에서 회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일에서 재미를 느낀 그녀는, 대학을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좀 더 관련 경험을 키워나가기로 하였습니다. 혹독한 트레이닝과 엄청난 성과 압박으로 유명한 골드만삭스에서, 정치학 전공자였던 김슬아 대표는 몇 배로 노력하며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하루하루를 견뎌내며 골드만삭스에서 일한지 3년 차가 되었을 때, 김 대표의 연봉은 3억원에 달했을만큼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미래의 승진과 성공의 길만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승진 발표 날, 김슬아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기로 합니다.
“대차대조표를 보며 돈의 흐름을 읽고 대출을 해주는 업무 특성상, 큰 문제없이 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수치만으로 판단해야 하는 일에 거부감 같은 것이 있었어요. BCG 같은 전략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싶었어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해주고 승진까지 시켜줄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고 싶었던 욕구가 컸습니다.”
골드만삭스를 나온 김슬아 대표는 27세에 맥킨지로 이직하여 홍콩에 있는 오피스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홍콩은 지역 특성상 미슐랭가이드(Michelin Guide)에 등재된 레스토랑이 많았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미슐랭 레스토랑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또 다양한 와인과 세계 각국의 식문화를 접할 기회도 많았습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자주 맛집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미식가인 지금의 남편 정승빈 씨와 당시에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남편 정승빈 씨는 편두통과 아토피가 심했던 김슬아 대표를 위해 해독 주스를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해독 주스가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자, 그는 사표를 내고 해독 주스 회사 ‘콜린스그린(Colin’s Green)’을 창업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지켜본 김슬아 대표는 진지하게 창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자신에게 맞는 창업 아이템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들을 결혼까지 이끌어준 ‘먹거리’라는 사업아이템이 곧바로 떠올랐지만, 배송 문제가 큰 장벽이었습니다. 수차례 상담을 받으면서 고민이 깊어져 가던 차에 여러 사업 파트너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주스배달업을 하며 인연을 맺은 동료가 흔쾌히 물류를 담당해주었고,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합심해 팀이 꾸려졌습니다.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팀과 사람인데, 그 때는 마치 누가 사업을 하라고 등을 떠미는 것처럼 필요한 사람들이 모이고, 돈을 투자하겠다는 사람도 나타났어요.
- 김슬아 대표 -
그녀는 오랜 해외 생활후 한국으로 돌아와 결혼을 했을 때, 그 때 가졌던 경험에 집중했습니다. 오랫동안 해외에서 유학하고 일하면서 먹고 싶었던 음식이 있었는데, 막상 요리하려고 장을 보려면 쉽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녀는 그 때의 불편함을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매일 양질의 식료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집중했습니다. 2014년, 더파머스라는 이름과 함께 ‘마켓컬리(Market Kurly)’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마켓컬리는 미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유통체인 홀푸드(WholeFoods)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점으로 삼았습니다. 1980년에 설립된 홀푸드는 인공보존제나 인공색소 등 유해첨가물을 넣지 않은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체인입니다. 동시에 유기농&무농약 개념이 없었던 30여 년 전 텍사스에서 설립되어, 미국 먹거리 시장에서 지금의 에코 시스템이 정착되는 데 가장 큰 몫을 해낸 식료품 유통업체이기도 하지요
한국에서 건강한 식재료들로 연어 크림치즈 베이글 샌드위치, 바질 페스토 파스타, 티본스테이크 등을 요리하려니, 재료들을 살 수 있는 데가 백화점 수입 코너나 매장이 얼마 없는 유기농 전문 상점 정도밖에 없었어요.
- 김슬아 대표 -
이러한 불편함에서 출발한 마켓컬리는 친환경 식재료, 해외 식료품, 유명 레스토랑 음식 등 자체적으로 선별한 제품을 판매하는 일을 주요 비즈니스 모델로 삼았습니다. 또 전날 밤 오후 11시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제품이 집 앞에 도착하는 ‘샛별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였습니다. 샛별 배송의 첫 제품으로는 상추 등 채소류를 선택했습니다. 채소는 하루만 지나도 신선도가 떨어지는 까다로운 상품이지만, 오히려 그러한 이유로 새벽 배송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은 갓 수확된 상추를 다음 날 아침 7시에 싱싱한 상태로 배송 받자, 마켓컬리에 대한 신뢰가 점차 두터워졌습니다.
때마침 2017년에 발생한 살충제 달걀 파동과 생리대 유해성 논란은 마켓컬리의 성장을 한발 더 앞당겼습니다. 마켓컬리는 다양한 유해성 제품들을 거르고 엄선한 제품만을 판매해 왔기에, 유해한 식품 판매에 불안을 느꼈던 소비자들이 마켓컬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리고 정확한 시간에 빠르게 배송되는 새벽배송 시스템은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믿음을 더욱 강화하였습니다. 김슬아 대표는 "상품 선택의 기준은 첫째도 식품 안전, 둘째도 안전, 셋째도 안전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만큼, 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최우선으로 지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마켓컬리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재고를 100% 직매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즉, 수백 개의 공급사가 제품을 플랫폼에 넣어주면 단순히 유통만 하는 ‘채널 스루’(Channel through)형태가 아니라, 마켓컬리의 전문가가 맛, 상품성, 안정성 등의 기준을 바탕으로 제품을 선별해, 공급사로부터 직접 구매 후 재포장해 배송하는 방식을 취한 것입니다.
한국의 식자재 유통 시장은 대기업 계열의 유통업체들이 높은 판매 수수료를 챙겨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데 반해, 정작 제품을 제공하는 생산 농가는 충분한 가격을 보장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재고 부담까지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김슬아 대표는 생산자에게는 선주문을 통해 생산량을 확정해주고, 재고 부담은 마켓컬리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하였습니다. 신선식품의 특성상 재고품은 전량 폐기해야 하였기에, 재고 관리는 빅데이터와 머신 러닝을 활용하여 특별 관리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즉 생산자의 무거운 짐을 덜어주는 것이지요.
생산자를 보호하며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확보하자, 소비자의 신뢰와 선택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건강에 신경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정부의 유해성 기준보다 훨씬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마켓컬리의 상품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였습니다.
마켓컬리는 이렇게 쌓아 올린 신뢰를 토대로, 사업 영역을 먹거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샴푸나 비누 등 리빙 영역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마켓컬리의 이름이 모든 상품에서 가치 있는 소비의 기준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마켓컬리의 목적을 착실하게 달성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서비스 오픈 직후 첫 달 매출이 200만원이었던 마켓컬리는, 2019년 연매출 4,28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지금까지 연평균 3.5배의 성장을 해온 셈이지요. 또 깐깐한 프리미엄 정책 덕분에 언젠가부터 ‘강남 엄마들의 필수 앱’이라는 별칭까지 붙었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받은 약 224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과감한 자산 투자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자동화 설비 구축과 IT 시스템 개발에 쓰이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마켓컬리는 식료품 통합 유통 시스템을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마켓컬리는 사업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물류 역량 강화와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합니다.
컬리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컬리의 뒤를 따라오실 줄은요
-마켓컬리 광고-
마켓컬리는 당당히 새벽배송의 리더임을 외치고 있습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9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가장 자주 이용하는 새벽배송 서비스'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마켓컬리는 1위라는 영광에 걸맞게 성장해왔고, 폭발적으로 확장했습니다. 최근에는 2,000억원 규모 투자를 추가를 받게 되어 총 4,200억원 누적 투자금을 받은 시리즈 E규모의 스타트업이 되었습니다. 또 ‘아시아태평양 고성장 기업 2020’(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11위로 당당히 랭크되며 미래의 잠재적 성장 가치가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 정도로 성장한 마켓컬리에게도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 만큼 마켓컬리에 주어지는 부담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켓컬리에게 주어진 과제들, MARKET Kurly: 새벽 배송의 리더(Ⅱ)에서 계속됩니다.
(MARKET Kurly: 새벽 배송의 리더(II)글 바로가기)
Where 대한민국, 서울
When 2014년
What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 그대로 배달하는 마켓컬리(Market Kurly) 서비스
Who 김슬아
Why 다양한 식재료를 집에서 신선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How 새벽배송, 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
2018년 새로운 서비스로 ‘삶의 질’을 높여준 스타트업 5곳, 데일리팝, 2018/11/28
마켓컬리·쿠팡·SSG, 재무제표로 본 새벽배송 경쟁력, Business watch, 2020/04/22
마켓컬리에 숨어있는 IT, 아이뉴스24, 2019/07/21
마켓컬리, 2019년 매출 4289억원, 전년 대비 2.7배 증가, 중앙일보, 2020/04/05
마켓컬리, 돈·기술력·시스템 없다vs김슬아, 경영 능력 탁월, LOGIBRIDGE, 2019/10/10
마켓컬리, 작년 매출 3배… 적자도 3배 늘었다, 뉴데일리, 2020/04/08
마켓컬리, 친환경 프로젝트에 도전…종이 포장재로 교체, 와우테일, 2019/09/24
마켓컬리, 끊이지 않는 매각설... 투자자 자금회수 전략 고심, 연합뉴스, 2019/05/27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하루 5시간 이상 잔 적 없어…일상 단순화하는 게 우선”, 이코노미조선, 2018/08/06
성장과 적자... 마켓컬리 너 어디쯤 서있니?, 더스쿠프, 2020/04/17
새벽배송 원조 ‘마켓컬리’, 670억 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 플래텀,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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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penRoute Asset Management seeks to sell stakes in Market Kurly for liquidity, Pulsenews, 2020/02/20
Asia’s Power Business wome, Forbes, 2019/09/23
Market Kurly seeks to replicate Korean success abroad, The Investor, 2018/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