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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Aug 11. 2020

MARKET Kurly: 새벽 배송의 리더(Ⅱ)

MARKET Kurly: 새벽 배송의 리더(Ⅰ)에서 계속, MARKET Kurly: 새벽 배송의 리더(Ⅰ) 바로가기



 많은 사람들이 알 정도로 성장한 마켓컬리에게도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세간의 관심을 받는 만큼 마켓컬리에 주어지는 부담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켓컬리가 넘어야  산들인프라 부족경쟁심화환경문제


톱스타 전지현을 테마로 제작된 마켓컬리 광고 / 사진 : 마켓컬리 유튜브 공식채널

 

 마켓컬리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단시간 내 많은 고객들을 빨리 불러들였지만,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빠르게 유입된 많은 고객을 감당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이 아직 갖추어 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폭발적인 수요로 인해 품절된 상품들이 점점 늘어나기도 하였습니다. 늘어가는 신규 가입 고객의 재구매율은 61.2%에 달하지만, 물류 시스템의 성장 속도는 부족했던 것이지요. 또한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만 활동해왔기 때문에 지방 도시 유통망이 잘 구비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마켓컬리 역시 이를 인지하고 물류 센터 확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결심했습니다. 2018년에는 3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9년에는 3개를 추가해 총 6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게 된 것이지요. 더불어 각 물류센터를 효율적으로 재구성하여 내부 면적을 4.9배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나 2020년 지금도 여전히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고객은 하루를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시장에서 경쟁자들도 늘어나고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새벽배송은 대규모 물류 시스템만 갖추어져 있다면 특수한 기술 보다는 콜드 체인 시스템과 인건비 투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대형 경쟁업체들에게는 다른 산업에 비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았던 것이지요. 동종업계의 헬로네이처 뿐만 아니라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가진 대기업들까지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2014년 창사 이래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습니다. 2018년 기준으로 누적적자는 600억 원에 달하고, 2019년에는 약 1,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지속되는 적자에 일각에서는 마켓컬리가 매각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설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켓컬리가 5,000억 대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단순히 인지도와 아이디어가 돋보이던 단계를 지나 “과연 영업이익을 끌어 올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 가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지요.


마켓컬리의 올페이퍼 챌린지와 친환경 종이 패키징 / 사진 : 마켓컬리


 마켓컬리의 손익 악화에는 마켓컬리가 강조하는 포장 시스템이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장점으로 작용하던 것이 양날의 검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마켓컬리는 판관비의 4분의 1을 포장비로, 거기에 더해 배송비를 4분의 1가량 더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환산하면 상품 포장과 배송에만 1,000억이 넘는 비용이 든다는 뜻이지요. 그로 인해 마켓컬리가 과연 전국적으로 사업 확대가 가능한가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미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과 경쟁이 가능할지 많은 의문을 낳고 있습니다. 물류 효율성은 마켓컬리와 같은 업체에게는 아주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포장 문제는 새로운 환경문제도 야기하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보냉백을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019년 말부터 마켓컬리도 냉동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박스로 바꾸어 배송하고 있습니다. 또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학고 아이스팩도 파손 테스트를 거쳐 안정성을 높인 100% 워터팩으로 변경 도입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역시 관리 비용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눈부신 성장과 거대한 규모의투자를 받아온 마켓컬리이지만 계속되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김슬아 대표는 말하고 있습니다. 농업과 식품은 느리지만 정직한 사업이라고요. 그래서 그 난관들을 하나씩 정직하게 극복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성과 관심을 정직하게 기울이는 만큼 장벽들은 하나씩 무너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저 누구나 떠올릴 수 있고 할 수 있는 정성과 관심이 아닙니다. 그녀가 난관을 뛰어넘을 솔루션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정확한’ 정성과 ‘정확한’ 관심입니다.


 우선 지금의 마켓컬리를 성장하는 데 가장 큰 동력이 되어온 마케팅을 보다 더 ‘정확하게’ 타게팅하여 고객 맞춤의 상품 서비스를 실현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른바 ‘STP’(Segmentation-Targeting-Positioning) 마케팅 전략. 마케팅의 활동의 기본 원칙이지만, 누구나 이 기본을 다 하고 있기에 하나의 작은 차이만으로도 달라지는 성과를 수확하기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S(시장세분화)-T(표적시장 선정)-P(포지셔닝) 전략 / 자료 : 스마트인사이트


 마켓컬리는 고객 유형화를 다양하게 구분하여 이제는 젊은 주부들뿐만 아니라, 직장인들타깃으로 한 구독형 식품 배송 서비스를 실시했습니다. 월 4,500원만 지출한다면 15,000원 값의 식품만 구입해도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직장인들은 구독을하듯이 식품 구입을 하였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식품 구입을 하면 할 수록이득이라는 심리적 효과를 주기 때문에, 더욱 많은 구입 행위를 이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또 타겟형 마케팅 전략은 신규 고객 유치(Lock-in)에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마켓컬리 상품을 구입한 신규 고객이 빠른 시일 내 재구매를 할 수 있도록 깜짝 쿠폰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 역시 좋은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구입 경험을 한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더욱 그 긍정적인 구입 경험을 증폭시켜 마켓컬리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굳히는 것. 마켓컬리는 타깃형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해나가며, 시장에서의 이미지를 ‘대체불가능’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의 또 하나의 정확한 정성과 관심, 바로 ‘고객의 목소리’(Voice of Customer) 제도입니다. 지금은 영어의 앞글자만 딴 ‘VoC’로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켓컬리는 역시 정확한 정성과 관심은 고객의 목소리 하나, 하나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보다 더욱 더 많이, 깊이 고객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집요하게 수렴하는 데 집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에 걸쳐 꾸준히 마켓컬리 제품을 구매를 해오다가 더 구매를 하지 않는 고객들에게 어떠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었는지 먼저 다가가 적극적으로 묻습니다. 


단순 문의부터 상품 제안, 포장 피드백까지 수렴하는 마켓컬리 / 자료 : 마켓컬리


 이는 단순히 한 사람의 구매 행위에 대한 사소한 궁금증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객의 입장에서는 마켓컬리가 ‘실패한 쇼핑 행위’ 의 대상이 된 것이었기 때문에, 하나의 고객 목소리를 100명의 고객의 목소리로 여기고 궁금해하는 집착이었습니다. 이렇게 고객의 목소리에서부터 시작한 정확한 정성과 관심은 하나의 솔루션을 낳으며, 마켓컬리가 당면하고 있는 난관들을 극복하는 데 분명 유익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상품 위원회 역시 VoC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체 상품 평가 회의나 마찬가지이지요. 정확한 관심에 기반한 정확한 정성은 최근 불거진 비닐 포장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종이 포장으로 점차 바꾸어 나가기 시작한 것이지요.


데이터와 함께 : '데멍이'가 물어다주는 고객의 관심


 마켓컬리는 '데멍이(데이터를 물어다주는 멍멍이)' 라는 수요예측 AI 를 활용하여 물류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의 특성상 재고를 비축할 수 없기 때문에, 효율적인 인공지능 선주문 후배송 시스템을 만들게 된 것이지요. '데멍이'는 AI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수요 변화에 따른 물류 스케쥴을 매일 유동적으로 조정합니다. 이를 통해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폐기율을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폐기율을 낮춰 고객만족도까지 향상되는 효과까지 얻게 되었구요.


마켓컬리의 수요예측 AI '데멍이' / 자료 : 뉴스원


 마켓컬리의 핵심역량은 무엇일까요? 고객 개인별 취향과 구매 패턴을 예측하여 상품재고를 배분하고 정확한 상품 믹스(Mix)를 결정하는 과학적 분석과 의사결정 능력. 바로 AI기반 데이터 분석 역량입니다. 마켓컬리는 모든 사업 역량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마켓컬리의 미래 역시 데이터에 기반한다고 생각 할 만큼, 데이터 분석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는 마켓컬리가 눈부신 성장을 해오면서 받은 시장의 우려와 눈앞에 놓인 과제들을 해결할 핵심 열쇠가 될 것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로 이루어진 데이터팀은 물론, 마켓컬리의 구성원이라면 데이터에 기반한 사고는 최우선 필요 조건입니다. 마켓컬리 스스로 유통사업을 하는 첨단 IT회사라고 생각하고 있을 만큼, 마켓컬리는 데이터 인프라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스타트업, 앞으로는?


 마켓컬리가 스타트업으로서 시작해 지금까지 성장해 온 궤적을 살펴보면, 그 과정이 급격했다는 사실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 입니다. 누군가는 마켓컬리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 질 것이고 유통과 물류 마진에서 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마켓컬리도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슬아 대표가 마켓컬리를 창업하면서 가장 영향을 받은 모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까요? “지배당하지 말고, 지배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마켓컬리가 스타트업으로서 지배의 판에 무사히 안착해 지배 당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무엇을 목표 삼아 지배해야 할까요? 


 수도권에 집중된 마켓 포지션을 지방으로 확장하는 일도 그 과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유통의 공정 혁신을 더욱 진보시켜 상생의 비즈니스를 활성화시키는 일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을 최우선으로 삼아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해 나갈 것인지, 적어도 마켓컬리는 미래의 창업가에게 창업 혁신의 좋은 교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트업에게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퇴보하지 않는 일이니까요. 






Where     대한민국, 서울

When      2014년

What      식재료를 신선한 상태 그대로 배달하는 마켓컬리(Market Kurly) 서비스 

Who       김슬아

Why       다양한 식재료를 집에서 신선한 상태로 배송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How       새벽배송, 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



REFERENCES


2018년 새로운 서비스로 ‘삶의 질’을 높여준 스타트업 5곳, 데일리팝, 2018/11/28 

마켓컬리·쿠팡·SSG, 재무제표로 본 새벽배송 경쟁력, Business watch, 2020/04/22 

마켓컬리에 숨어있는 IT, 아이뉴스24, 2019/07/21

마켓컬리, 2019년 매출 4289억원, 전년 대비 2.7배 증가, 중앙일보, 2020/04/05

마켓컬리, 돈·기술력·시스템 없다vs김슬아, 경영 능력 탁월, LOGIBRIDGE, 2019/10/10

마켓컬리, 작년 매출 3배… 적자도 3배 늘었다, 뉴데일리, 2020/04/08

마켓컬리, 친환경 프로젝트에 도전…종이 포장재로 교체, 와우테일, 2019/09/24

마켓컬리, 끊이지 않는 매각설... 투자자 자금회수 전략 고심, 연합뉴스, 2019/05/27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 “하루 5시간 이상 잔 적 없어…일상 단순화하는 게 우선”, 이코노미조선, 2018/08/06

성장과 적자... 마켓컬리 너 어디쯤 서있니?, 더스쿠프, 2020/04/17

새벽배송 원조 ‘마켓컬리’, 670억 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 플래텀, 2017/07/28  

새벽배송 6개사 서비스 비교해보니… 마켓컬리 서비스 표준화, 쿠팡은 공산품 장점 SSG ‘새벽에 받아보는 이마트’ 내세워 인기, 메일경제, 2019/10/02

아마존도 실패한 신선식품 장보기…마켓컬리, 성공비결 '이것' 때문, 뉴스원, 2019/08/13

온라인 식료품 트렌드 리포트 2020, 오픈서베이, 2020/02

요즘 강남맘들이 아침 준비하려 밤 11시 폭풍 클릭한다, 중앙일보 모바일, 2018/05/29  

주목받는 스타트업 창업가, 중앙시사매거진, 2018/09/30 

'코로나 특수' 마켓컬리, 실탄 2000억 확보, 한국경제, 2020/05/05

하트시그널2 속 그업체, ‘마켓컬리’ 식품·유통업계 흔들다, 이코노믹리뷰, 2018/06/04 

AlpenRoute Asset Management seeks to sell stakes in Market Kurly for liquidity, Pulsenews, 2020/02/20

Asia’s Power Business wome, Forbes, 2019/09/23

Market Kurly seeks to replicate Korean success abroad, The Investor, 2018/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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