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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Aug 31. 2020

Indigo agriculture: 지속가능한 농업

기후변화에 농업이 대처할 방법을 제시하다


인디고 애그리컬쳐 CEO David Perry(왼)와 Co-founder Geoffrey Von Maltzahn(오) / 사진 : 이노베이터뉴스

 기후 변화가 농작물 재배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으로 농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이 기후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실제로 환경 오염 원인 중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문제들이 약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농작물을 키우기 위한 화학비료가 매일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가축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메탄 가스와 농기계에서 발생하는 매연 등이 매일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죠. 이는 곧 바이러스와 해충 유발과 동시에 농업에 유익한 미생물들과 균들을 사라지게 하고, 결국 생산량을 현저히 저하시키는 문제로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농작물 문제에 대처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연구하는 기업, 인디고 애그리컬쳐(Indigo Agriculture)는 그러한 고민에서부터 탄생했습니다.


오각형 만능 인재, 박테리아에 관심을 갖다


인디고 애그리컬쳐의 CEO David Perry / 사진 : Dailymemphian.com


 인디고 애그리컬쳐(Indigo Agriculture)의 CEO인 데이비드 페리(David Perry)는 털사 대학교(University of Tulsa)를 졸업하고 엑손사(Exxon Corp)에서 공학자, 프로젝트 매니저, 재무 분석가 등 다양한 분야의 직무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기업 활동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난 뒤, 그는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이후 페리는 지난 20년 동안 3개의 혁신 기업을 설립하고 성공적인 IPO(Initial Public Offering)와 수십억 달러의 시장 자본화를 이루어 내었고,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준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잡았습니다. 


 한편 그가 2014년에 심바이오타(Symbiota)의 CEO가 되었을 때, 그는 한발 뒤로 물러서서 본인 경력의 다음 단계에 대한 청사진을 고민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오랜 기간의 심사숙고를 거친 후, 그는 인류 생존 필수품인 식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페리는 아이디어를 사업화 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생산과정을 거친, 양과 질이 보장된 건강한 식재료를 공급하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고 합니다. 마침내 사람들의 건강을 크게 좌우하는 박테리아를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페리는 이를 연구 끝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동물에서 식물까지, 미생물의 재발견


 우리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인간은 체내 미생물들과 함께 최적의 건강을 유지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했고,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항생제와 함께 생균제를 개발해냈습니다. 이러한 배경들이 페리에게 미생물을 사업에 활용할 기회를 제공했고, 동시에 굉장히 높은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페리는 동물에 한정하여 고려했던 미생물의 메커니즘을 식물로 확장하여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만일 이러한 미생물들이 인간과 동물뿐만 아니라 농작물에서도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 항생제가 우리 몸의 유익한 미생물까지 공격하여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었듯이, 화학 농약으로 인해 농작물에 유익한 식물 미생물의 수도 줄었다면? 여기까지 생각이 다다르자 페리가 해야 할 일은 확고 해졌습니다. 그것은 바로 유익한 박테리아균을 우리 몸에 채워 넣기 위해 생균제를 먹듯이, 기후 오염으로 인해 사라지고 약해진 식물 박테리아들을 다시 건강하게 되살리는 것이었습니다. 


미생물과 식물을 연구하는 인디고 애그리컬쳐의 연구원들 / 사진 : 인디고애그


 생각을 거듭할수록 페리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생각을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농장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자신의 아이디어가 식품, 농업, 그리고 지구 환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2016년, 페리는 사명을 심바이오타(Symbiota)에서 인디고 애그리컬쳐(Indigo Agriculture)로 변경하고 바이오 산업에 새로운 돛을 올렸습니다. 


 시작과 동시에 페리는 본격적으로 회사의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인디고 애그리컬쳐(Indigo Agriculture)는 생존력이 뛰어난 차세대 작물 생산을 위해 미생물 데이터 연구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과학적 지식과 농부들의 실제 노하우 등을 빅데이터 형태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이를 활용하는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온실 밖에서도 기온과 염도, 습도, 병충해 등 외부환경 변화에 내성을 가진 작물을 생산할 수 있는 종자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 결과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어떠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일반 작물보다 생존력이 뛰어난 작물을 개발해 냅니다. 


미생물이 코팅된 씨앗에서 자란 작물을 검사하는 연구원 / 사진: 인디고애그


 그 중 2017년에 출시된 ‘Indigo Wheat’는 병충해에도 강했고, 건조한 기후에서도 문제없이 재배되어 일반 밀에 비해 수확량이 평균 8.3% 향상되었습니다. 인디고 애그리컬쳐의 차세대 작물 생산 성공은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고,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2016년 시리즈 B 투자에서 3천5백만 달러(한화 약 420억원)펀딩에 성공했고, 같은 해 농업 기술 분야에서 시리즈 C투자에서는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를 모금하면서 농업 기술 분야의 최초의 유니콘 벤처기업이 되었습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시리즈 F 투자에서 5억 달러(한화 약 6000억원) 투자까지 유치하면서, 2020년 기준 약 35억 달러 (한화 약 4조 2000억원)가치로 평가되는 세계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농업 기술 스타트업이 되었습니다. 또한 세상을 바꿀 3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하며 CNBC의 Disruptor 50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농업 기술 분야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성공적인 선구자'로 성장하였습니다.


미생물을 넘어 이산화탄소까지 활용하다


 Indigo Agriculture의 연구는 미생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활용하여 농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확신이 결과로 증명된 후,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2017년 ‘인디고 파트너스(Indigo Partners)’라는 데이터 플랫폼을 출시합니다. 이 데이터 플랫폼은 50명 이상의 생산자들과 농업 전문가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농지를 관리하는 파트너십을 일컫습니다. 많은 생산자들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결합한 인디고 파트너스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2018년 6월 플랫폼의 이름을 인디고 리서치 파트너스(Indigo research Partners)로 바꾸며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인디고 리서치 파트너스(Indigo Research Partners)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농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입니다.

 


 현재는 전문가들과 생산자들이 센서, 드론, 기상관측소, 등을 활용하여 매일 1조 회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한 후, 약 1억 100만 제곱미터(2만 5천 에이커) 이상의 농지를 유지하는 데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디고 애그리컬쳐가 기존 농업 회사들도 얻기 어려웠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지만, 페리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실질적인 기후변화 대처방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숲 못지않게 농작물들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농민들에게 ‘테라톤 이니셔티브(Terraton Initaiative)’라는 서비스를 2019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테라톤 이니셔티브 / 사진: terraton.indigoag.com


 ‘테라톤 이니셔티브(Terraton initaiative)’는 ‘탄소 상쇄(Carbon offset, 한 지역의 이산화 탄소 배출 삭감량으로 다른 지역의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상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연계하여 농민들이 직접 이산화탄소 절감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활동입니다. 이 활동에 가입하면, 농부들은 자발적인 재생 농업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토지에 함유되어있는 탄소를 대기중으로 방출하지 않고 흙 속에 가두어 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디고 애그리컬처는 농부들에게 탄소 톤 당 15달러(한화 약 18,000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적절한 보상과 환경 보호 흐름에 발맞추어 시작된 테라톤 이니셔티브는 마케팅을 직접 하지 않았음에도 농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점점 가입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기후 변화에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다


 농산물 가격의 등락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입니다. 농산물의 가격변동이 심한 이유는 수요는 비탄력적이지만(꾸준한 수요가 유지됨), 공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죠. 공급 불안정성은 기후 변화가 심화됨에 따라 더욱 악화되고 있고,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인디고 마켓플레이스(Indigo Marketplace)’라는 유통 플랫폼을 출시했습니다. 


Indigo Marketplace가 생산자에게 제공하는 장점 / 사진: 인디고애그


 ‘인디고 마켓플레이스(Indigo Marketplace)’는 자체 가격 책정 도구를 제공하여 생산자들에게 곡물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위험을 관리해주고, 전략적인 판매를 위한 마케팅까지 컨설팅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먼저 가격 책정 도구는 변동이 심한 농산물 시장에서 생산자들을 위해 가격 변동을 완화시켜주는 보호자처럼 기능합니다. 두번째로 플랫폼 자체는 생산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익창출 방식을 컨설팅해주는 농업 전문가와 연결시켜주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농업활동에 전념하고 폐쇄된 유통경로를 통해서만 판매해왔던 기존의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했던 이유는 인디고 애그리컬쳐가 체계적으로 빅데이터를 수집해왔고, 이를 활용하여 당해 생산량을 예측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왔기 때문입니다. 


 인디고 애그리컬쳐는 결과적으로 인디고 리서치 파트너, 테라톤 이니셔티브, 인디고 마켓플레이스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농장주들의 이용률을 높였습니다. 나아가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한 제품이나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잠재 이용자들도 더욱 몰리게 되는 효과)를 유발하여 점유율을 높이고,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환경에 더욱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지속가능한 농업기업으로서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과 환경의 공존시대: 기술로 포용하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성과


  농업 기술은 이제 환경과 떨어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화학 비료와 화학 농약의 발전은 폭발적인 작물 생산량 상승을 가지고 왔지만, 동시에 수자원, 대기, 토양 등의 급격한 오염도 가져왔지요. 설상가상으로 인구 증가와 대비되는 담수 보존량의 한계는 효율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을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제 농업종사자들은 식량을 제공해야 하는 의무와 함께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를 지속 가능하도록 유지해야 한다는 책임까지 지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기술들이 오롯이 효율성의 향상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환경과 공생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물론, 첨단 기술의 채택은 자원의 부족과 다른 시장 이슈들로 인해 늘 쉽지만은 않은 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시대에 지속 가능한 사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술 채택과 구현의 과제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합니다. 


Industry 4.0 시대 모든 기술 활용에 필수적인 데이터 역량 / 자료: PwC

 

앞으로 보다 높은 수준의 자동화와 고급 수준의 기술 운영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입니다(Slusarczyk, 2018). 더욱이 고부가 가치의 실현과 혁신을 위한 효율적 지식 관리 관행(effective knowledge management practices)은 중소기업일수록 기술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Hasseb, Hussain, Slusarczyk & Jermsittiparsert, 2019). 일례로, Indigo Agriculture의 사례와 같이 데이터 관리 기술은 사업 비즈니스의 문제 정의는 물론, 그 해결과 성과 확보의 열쇠가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미래에 우리는 조직 경영과 더불어 기술 경영의 선봉장에 위치한 기업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어떠한 고민과 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까요? Indigo Agriculture와는 다른 여러분 만의 조직 및 기술 경영 혁신을 기대해 봅니다.






Where?    미국, 보스턴

When?     2016

What?    미생물을 활용한 작물 재배 기술

Who?      David Perry

Why?      인류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

How?      첨단 기술 연구, 대형 캠페인과 플랫폼 사업 활용



REFERENCES


빅데이터 플랫폼, 지점 없는 은행, 극한 환경 작물 재배… 2020년 주목할 기업 5곳, 글로벌 경제신문, 2019/12/20

'스마트팜'에 관심 갖는 농업 불모지 UAE, 세계일보, 2019/10/03

AgriTalk - David Perry, Ben Riensche, Indigo Ag - June 19, 2019, AgriTalk, 2019/7/19 

Growing Our Food: Making Agriculture More Sustainable, Harvard Business Scool Climate rising, 2019/11/07  

Indigo Agriculture new Terraton Initiative encourages regenerative farming practice for increased agricultural sustainability, Moree Champion, 2019/08/08

Indigo Marketplace Now Offers Pricing Tools for Grain Transactions to Help Growers Mitigate Risk When Selling Grain to Any, Bloomberg, 2020/02/27

Indigo raises $250M, launches marketplace to help farmers get paid for quality grain, Techcrunch, 2018/09/18 

Indigo to Remove 1 ‘Terraton’ CO2 from Atmosphere Through Regenerative Farming, Sustainablebrands, 2019/06

Industry 4.0: Building the digital enterprise, PWC, 2016/04

Perry: Growers, environment will benefit from regenerative farming, Daily Memphian, 2019. 06. 12 

Startup Of The Week: Indigo Agriculture, The Innovator, 2017/08/16

Q&A: Is Agriculture the Answer to Climate Change?, modern farmer, 2019/08/26

Hasseb, Hussain, Slusarczyk & Jermsittiparsert(2019), Industry 4.0 - A Solution towards Technology.

Slusarczyk(2018), Industry 4.0 Are we re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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