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를 향한 추모와 책임 있는 변화를 촉구하며
지난 2026년 2월 18일(수) 저녁,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시베리아 호랑이 '미호'의 명복을 빕니다.
'아름다울 미(美)'가 이름에 담긴 미호는 그 이름처럼 동글동글하고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예쁜 생김새와는 달리 우렁찬 울음소리로 맹수사 방사장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던 미호가 우리 곁에 더 오래 머물러주길 바랐던 마음은, 과한 욕심이었을까요.
미호는 '펜자'와 '로스토프' 사이에서 태어난 첫 번째 자식들인 '선호, 수호, 미호' 삼 남매 중 막내였습니다. 2023년 수호가 심장질환 등 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남은 선호와 미호만큼은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아주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그 바람이 무색하게 미호마저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서울대공원은 "다른 개체와의 투쟁이 발생한 끝에 결국 우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관리 부실에 의한 사고사이기에 통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미 2022년 7월 25일, 같은 이유로 세상을 떠난 '가람이' 사건과 판박이처럼 닮아 있습니다.
2020년대 이후 서울대공원 호랑이들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대부분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평균 수명조차 채우지 못했습니다. 2023년에는 '파랑이'와 '수호'가, 2024년에는 '태백이'와 '조셉'이 하늘로 떠났습니다. 2025년은 다행히 큰 사고 없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2026년 설 연휴 막바지에 전해진 미호의 부고는 우리를 다시 한번 절망케 합니다. 차가운 방사장에서 고통스럽게 생을 마감했을 미호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입니다. 한반도에서 야생 호랑이가 사라진 지금, 우리가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은 동물원뿐입니다. 그렇기에 동물원의 관리 책임은 더욱 무거워야 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 이상 "호랑이 잃고 방사장 고치는" 비극이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호야, 이제는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평온히 쉬렴. 너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기를 기원한다...
-2026.02.20 비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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