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의 연시 '음주'와 조조의 '단가행'
천둥 치고 비 내리니 테레비가 안나온다.
퇴촌 깡촌, 신호가 미약하여 수신되지 않는다는 화면만 뜬다.
무석무음. 술 마시지 않는 저녁 없었다.
라는 서문으로 시작해
군당서취인. 그대들은 취한 나를 용서해주게나.
로 끝나는 도연명의 시 '음주' 20수.
심중에 맺힌 한과 외로움.
한자한자가 더 보태고 더 뺄 것도 없이
구구가 절절이 내 마음 같다.
조조의 단가행, 하이해우 유유두강.
무엇으로 시름을 풀어낼까 오직 술뿐이네
와 함께 원 오브 마이 훼이버릿 술 시ㅋ~~
테레비도 안나오고 마음은 심란한데
하늘은 우르릉 거리며 어두워 지고 비는 후두둑 거리니, 이만한 핑계가 더 어디 있겠는가.
술꾼의 자세. 안마셔야 하는 이유가 천개라도 마셔야 하는 이유,
핑계가 단 하나만 있어도 마신다.
고로, 오늘은 비가 내리니 달은 없어도
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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