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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andy Jan 17. 2017

왜 인간만 키스를 하는가

'첫키스의 추억'이라는 '신화'

남녀간의 키스에 대한 프로이트의 설명은 이렇다.

아기 시절 엄마 젖을 빨던 기억이 무의식에 남아있다 발현되는 것이라고.


두가지 의문이 든다.


하나는 의식과 지적 영역  차원이 아니라면

엄마젖 빨아먹고 산 그 많은 동물들은 왜 키스를

안하는가.


다른 하나는 분유 먹고 자란 애들은

엄마젖 빨아먹은  무의식의 기억이 없을텐데

얘들은 그럼 커서 키스 안하나.


사실 인간만  키스를 하는건 아니다.

침팬지도 한다.

하지만 침팬지의 키스는 인간의 로맨틱한 그것과는 다르다.


우선 침팬지의 키스는 암수가 아닌 수컷 사이에만 이뤄진다. 의미는, 다툼 후 화해 의 제스쳐다.


그러니 우리가 생각하는 키스와는 다르다.


보노보스 라는 작은 침팬지는 심지어, 혀와 혀가 오가는 키스를 한다 한다.


하지만 이놈들은 인간으로치면 처음 만난 사이에 반갑습니다 하고 '악수' 하는 것처럼 '섹스'를 하는 애들이어서,


'딥키스', 이른바 '설왕설래'  키스에 의미를 부여하긴 그렇다 한다. 그냥 하는 행동이라는 거다.


이 침팬지들을 제외하고 입술과 입술을 맞대는

키스 라는 행위를 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단다.


파리 시청 앞 키스  by 로베르 두아노. 이차대전 종전 직후

생물학자들은 인간 암수가 키스를 하는걸 '짝짓기' 탐색 차원에서 설명한다.


페로몬 이라는 유혹 물질을 감지하고, 얘랑 짝짓기를 하면 훌륭한 2세가 태어날지, 동물들은 냄새 등 다양한 수단으로 알 수 있는 반면,


인간은 그런 재주가 없어 입과 입을 맞대고

혀와 혀가 오가고  호르몬과 바이러스를 직접  

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주장에도 의문은 남는다.


수렵채집 시대에 남녀간에 키스를 했다는 어떤 인류학적 증거도 남아있지 않다 한다.


실제 브라질의 한 원시 부족은 키스를 전혀 하지 않고, 키스하는걸 보여줬더니  '징그럽다' '혐오스럽다' 는 반응을 보였다 한다.


논문 작성 식으로 얘기하면 '검은 백조' 가 나타난 것이다. '모든 백조는 희다' 는 기존 가설이나 이론을  한방에 부정하는 그런 사례나 증거.


그리고  비비시 보도에 따르면 남녀가  '로맨틱' 한 의미의 키스를 하는 건 우리가 생각하듯 보편적인 것이 아니고,


지구의 절반 밖에는 그런 의미의 키스를

안한다고 한다. 왓 어 서프라이즈ㅋ~~


그러고보니 신윤복 등 풍속화에서 후배위나 여성상위 심지어 구강성교까지 온갖 성행위를

그렸으면서,


'키스' 하는 그림은 본 기억이 없다


BBC - Earth - Why do humans kiss each other when most animals don't?

http://www.bbc.com/earth/story/20150714-why-do-we-kiss


그래서 일각의 문화인류학자들은 로맨틱한 키스 라는 신화는 서양 근대의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나도 여기에 한표.


실제, 고상하고도 진정한 사랑 이라는 뜻 정도로 쓰는 '플라토닉 러브' 는 사전적으로 '플라톤의 사랑' 이라는 뜻이다.


플라톤 시절의 그리스에서 여성은 사람이긴 하지만 생각할 능력이 있는 이성의 존재가 아니었다. 말하는 개돼지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니 '진정한 사랑' 은 사고하고 철학할 수 있는 남성 시민에게만 해당하는 무엇이었다. 플라톤에겐 특히,


 현명하게 나이든 이와 그가 가르칠 어린 소년 사이의 관계를 의미했다.


실제로 플라톤은 지금으로치면 감빵을 수십번 갔을, 무기징역 받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됐을 '소아성애기호자' 였다.


이렇듯 같은 '러브' 라는 단어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이토록 다른 뜻을 갖는다. 그시절 '키스' 도 지금과는 사뭇 다른 의미를 가졌을 것이다.


따라서 남녀간 로맨틱한 키스라는 신화는

서양 근대의 산물에 불과. 추가하자면 헐리웃 영화와 함께 전세계로 퍼져 나간.  


서양적인 것의, 미국적인 것의 보편화. 라고 생각.


웃긴건, 미국 애들은 딥키스를 '프렌치키스'  라고 부르는데, 정작 프랑스 애들은 딥키스를 '어메리칸 키스' 라고 부른다 한다.


통시적 차이는 그렇다 치고 공시적으로도 지들끼리도 용어조차 다르다. 그러든지 말든지 이긴 하지만.

키스와 연관된 또다른 흥미로운 연구는, 섹스를 자주 하는 사이보다 키스를 많이 하는 사이가 관계가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다 한다.


여성이 입술에 루즈(빨강)을 칠하기 시작한 것도

여성 성기를 옆으로 눕혀놓은 듯한 모양에 색깔도 (비슷하게) 하이라이트를 줘,


성적인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굳이 기호학적 분석을 빌리지 않더라도, 굳게 꽉 다문 입술은 단호함과 의지를(남성이든 여성이든) 나타내는 반면,


살짝 혹은 반쯤 벌린 입술은 이른바 '백치미'와 '섹시미'의 표상으로 통한다.(나 열렸어요...하는 기호로 이어지는...)

아무렴 어떤가. who  can forget the  first kiss, the  embarrassing and delightful moment.  


하지만 인류학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생물학적으로든 첫키스에 그렇게 대단한 의미를

둘 필욘 없을듯 하다.


의미는 키스라는 행위가 아닌, 사람 사이의 관계와

그 관계를 잇는 마음에 있을 터.


그리고...끝까지 잘해줘야 할 사람은 첫키스가 아닌 마지막 키스의 사람.  마음을 다준, 다 줘야할 마지막 사람. 아침부터 싱숭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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