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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이 Oct 04. 2018

타인의 아픔을 얼만큼 공감할 수 있는가

우리의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

대학교를 갓 입학해 어떤 교양과목을 들을지 헤매던 중 사회학 입문 수업을 듣게 되었다. 사회학 강의 첫 시간이였다.


타인의 아픔을 얼만큼 공감할 수 있는가


수업 첫시간에 교수님께서 우리에게 던진 첫번째 질문이었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한다는 것, 타인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된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타인은 타인이고, 나는 나일뿐이었다. 타인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채 건네는 섯 부른 위로들이 더 깊은 상처를 만들어 낼 것 같았다.  공감은 내게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또 이유없이 공감하는 것에 집착했다. 공감하고 싶지만 마음으로 움직여지지 않을때 마다 답답했다. 공감을 잘하는 능력과 감성적인 성향은 별개의 문제였다.


교차하는 이야기


인간들의 공감능력이 어떻게 향상되는가에 대한 질문에 김영하 작가는 이야기가 많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인간은 자기 삶의 맥락이 있다. 삶의 맥락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살아간다. 그 이야기를 통해 전혀 상관없는 사람에게 공감하고 감동하게 된다. 타인의 이야기에 얼만큼 귀기울일 수 있는가 그것이 공감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나를 매료시킨 이야기는 슬프고 아픈것들이 많았다. 꿈 꾸는게 사치가 되어버린 청년들, 비정규직으로 매일을 불안하게 살아가는 근로자들, 좋은 엄마이길 사회로부터 강요당하는 워킹맘들,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도 못하는 쪽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태어나자마자 베이비박스로 버려지는 신생아들. 나의 삶의 맥락이 그들의 삶의 맥락과 닿을때, 서사의 길목이 더 이상 하나의 외로운 길목이 아닌 다른 길을 만나 햇살 같은 슬픔의 공동체를 형성 할 때, 우린 더욱 귀를 귀울이고 공감한다.


삶의 맥락을 만든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세상과 부딪히면서 마주한 자기 한계들, 남을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얻은 생각들, 세상은 어떤 것이고 사람은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고 수정해 가며 다진 인식들, 그러한 자기 삶의 맥락을 만든 사람은 어떤 것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삶의 맥락이 주는 울림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과 함께 하려는 태도를 수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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