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대곰돌이 Oct 10. 2022

돈 없는 파이어족의 여행일기

EP11. 지자체 한 달 살기, 영월여행

Write & Photo by 거대 곰돌이


영월에서 가장 유명한 방문지 중 하나인 고씨동굴

체험단을 통해서 여행 경비를 아끼며 다녀왔던 여행은 무사히 마무리를 했고, 해당 여행을 하면서 담아왔던 사진과 자료들로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며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 이후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할 때, 애초에 '여행 블로그'로 블로그 주제를 정하고 운영을 시작했고, 그동안은 과거에 여행사를 다니면서 담아두었던 많은 백업 사진들을 통해서 운영을 시작했는데, 지난 전남 여행은 운영하는 블로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처음으로 '가장 최신의 정보'를 담아온 여행이었다.


그렇게 길게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에 대한 갈증 해소와 더불어 또 다른 소득이 생겼는데, 블로그 콘텐츠의 글감을 열심히 찾지 않아도 지속 가능한 블로그 운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부분이었다. 물론, 여행에서 담아온 글감은 열흘 정도 여행을 다녀오면 길어야 한 달 정도를 글감 걱정 없이 블로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수명'이 길진 않았지만, 블로거 입장에서 적어도 한 달 동안 걱정 없이 블로그 포스팅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큰 소득이었다.


그렇게 매일 여행 글을 담아가는 과정에서 블로그는 성장을 이어가게 되며, 성장하는 블로그의 수준에 맞춰서 금전적인 보조를 하던 체험단은 더욱 양질의 체험단으로 탈바꿈하게 되고, 그렇게 여행을 정리하며 생기는 여유시간, 개인적으로는 '창작의 고통을 고민하는 시간'인데, 그 시간에 다음 여행을 준비할 수 있으니까 지속 가능한 여행을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도 추가로 생기니, 여러모로 지원을 받아 떠나는 여행은 장점이 많은 여행이었다.

  


그렇게 여행을 정리하며 다음 여행을 준비하던 중에, 굉장히 우연히 '지자체 한 달 살기'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이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 한국에서 언제부터 유행을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단, 코로나 이전에 '치앙마이 한 달 살기'라던지, 해외의 특정 지역에서 한 달짜리 숙소를 빌려서 천천히 여행하는 게 이미 큰 유행을 하고 있었던 터라, 한 달 살기라는 아이템 자체는 그렇게 차별화된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지자체 한 달 살기'라는 프로그램은 대략 이렇다. 가장 처음으로 참여한 영월군처럼 단독으로 모집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경남권의 한 달 살기와 같은 프로그램처럼 도 단위의 많은 지자체들이 단체로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짧게 머물러야 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길게 체류를 하면 한 달까지 머무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시기에 맞춰서 지자체는 참여자를 모집하고, 여행 계획을 제출한다던지 등 요구조건에 맞는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하고, 선발이 되면 지원을 받아서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에도 참여했던 블로거들의 후기를 찾아볼 수 있었고, 아마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해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지자체들이 각자의 지역을 홍보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었을 것이다. 


지자체 한 달 살기의 핵심은 '숙박비의 지원'이었다. 처음 참여했던 2021년과 올해인 2022년은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금액의 카테고리나 금액이 조금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숙박비의 지원이 지원되는 비용에서 가장 큰 액수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지자체 한 달 살기'이다.


보통 숙박비는 하루에 5만 원을 지원해주고, 전체 일정 중에 사용할 수 있는 몇만 원 정도의 규모의 '체험비', 그리고 지자체에 따라서는 교통비나 여행자보험 등을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대충 6박 7일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하면, 6박에 해당하는 숙박비 30만 원과 체험비 3~4만 원 정도를 지원해주는 형식이다.


물론, 그렇게 지원을 받는 대신, 숙박 기간별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지자체별로 조건은 다 다르지만, 대략 숙박 일당 1개 정도의 블로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 일반적인 수준이다.

영월의 한 식당에서 사 먹은 정식 메뉴

지난 전라 남부의 여행에서는 많은 식사 체험단을 통해서 식사 경비를 줄였다면, 이번 여행은 대신에 밥은 내 돈으로 사 먹고 숙소를 지원받아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물론 숙소를 지원받아서 여행을 떠나도 추가적으로 식사 체험단을 떠날 수 있지만, 그 '체험단'이라는 것 자체가 수요가 많은 도시가 아니면 많지 않기 때문에, 국내 여행지 중 대표적인 여행지가 아닌 영월에서는 식사 체험단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체험단 스케줄 때문에 일정이 꼬이지 않을 수 있는 편한 여행이 될 수도 있다. 거기에 애초에 비싼 식사를 하는 여행을 다니지 않는 편이라서, 하루에 5만 원씩 숙소 경비가 지원된다는 것은 나와 여자 친구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비용이 지원되는 프로그램이었다.


영월군에서 준비해준 '안녕 영월' 토퍼.

응모를 했고, 선정이 되었고, 그렇게 여행을 떠날 날짜가 되어, 전남 여행의 글감을 마무리한 지 대략 한 달 반 정도만에 다시 장기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영월의 프로그램은 6박 7일간의 여행이었고, 블로그 포스팅, 즉 지자체에 보고해야 하는 포스팅이 있는 여행이라서 일정을 꽉 채워 여행을 준비했다.

청령포
비 오는 날 들러서 비를 흠뻑 맞았던 영월 한반도 지형
영월 장릉
라디오스타 박물관
멋진 영월 동강

계획했던 다양한 관광지를 들르고, 우리끼리는 '숙제'라고 표현하는 블로그의 글감을 수집하러 여러 곳을 다니면서 취재하는 여행의 잠재력을 많이 체감했던 여행이었다. 그 잠재력 중 가장 크게 체감했던 것은 무엇보다 블로그의 색깔을 많이 바꿔준 여행이었다는 것이다.


체험단으로 수익모델을 늘리기 위해서는 블로그의 '방문자 숫자'가 굉장히 중요했고, 그래서 여행 이외에도 '주식'등 당시 이슈가 되던 경제 관련 글을 썼고, 당시까지는 계속 여행 글과 주식 글을 번갈아가며 작성해서 블로그를 운영했었다. 주된 글은 여행 블로그지만 블로그의 방문자수를 이끄는 것은 주식 관련 글이었는데, 그런 글을 하나도 쓰지 않아도 그 이상으로 블로그의 성과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블로그의 색깔은 중요했기에, 여행을 계기로 지원금을 받으면서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었고, 우리끼리는 '취재 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게 되었다. 블로그가 많이 성장했던 순간이었다.


요선암

그렇게 성공적으로 지자체 한 달 살기 프로그램도 마무리했고, 앞으로 이 여행도 코로나 시국에 국내 여행을 길게 떠날 때는 잘 활용을 하자는 생각으로 여행에 필요한 지원에 대한 아이템을 하나 늘렸다. 그렇게 영월여행을 마무리하며 다음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다음 여행은 바로 에어비앤비를 통한 여행이었다.


- EP11 FIN -


안녕하세요. 블로거 거대 곰돌이입니다.


이 브런치의 시리즈 '돈 없는 파이어족의 여행일기'는 코로나로 2020년 3월 미국에서 입국한 이후, 다시 해외로 떠날 예정인 2022년 12월 여행 글을 위한 인트로 성격의 글입니다. 본격적인 여행 글은 여행 출발이 임박해지는 시점에 본격화될 예정이고, 그 이전에 연재되는 글들은 제목처럼 파이어족으로 새롭게 살아보려고 시도 중인 블로거 거대 곰돌이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생업 블로거로의 도전을 시도하게 해 준 밑거름이 되어준 과거의 많은 여행 이야기들과 코로나 시절 이어간 국내여행은 지난 2년여 동안 제 블로그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블로그를 방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ragun37

작가의 이전글 돈 없는 파이어족의 여행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