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POGGIONE Rosso DI Montalcino
주피터는 그리스와 로마 신화 중에서 최고의 신이다. 주피터라는 이름만큼 제우스로도 더 잘 알려져 있는 그와 관련된 세계관은 제우스의 바람기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백과사전에서 서술하고 있을 정도로 영화나 책에서도 그를 지독한 바람기 때문에 어딘가 모르게 밉지만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해 미워하려면 밉지만 애정 가는 미운 네 살 같은 캐릭터로 묘사된다. 주피터는 지배자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운명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절재적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 이름이 공교롭게도 [산지오베제]라는 포도 품종에 사용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이 토착 품종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봐야 할 대목이다. [The Blood of Jupiter]라는 의미인 라틴어로 주피터의 [Jove]와 피의 [Sanguis]의 합성어로 14세기부터 재배되었다. 이탈리아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어쩌면 가장 먼저 집어 들 확률이 높은 품종이기도 하며 전 지역 모두가 와인 생산지라고 볼 수 있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에서 상당히 많은 품종이 있지만 비교적 높은 확률로 만나볼 수 있는 품종이기도 하다.
[산지오베제]로만 담은 와인일 수도 있지만 블렌딩 할 때 들어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산지오베제] 자체의 특징을 옅게 추측한 채로 이탈리아의 데이터가 쌓여갈 가능성도 있다. 희미한 데이터와 첫인상을 정리해 보자면 적당한 당도, 적지 않은 산도와 없지 않지만 강하지 않은 탄닌과 프랑스와 비교했을 땐 비교적 약하게 다가오는 바디라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이 묘한 매력은 어쩌면 기본이지만 가장 강력하고 절묘한 것이라서 기초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산지오베제를 처음 마셔볼 때 비로소 막 태어난 아기 오리처럼 처음으로 엄마 오리인 이탈리아 와인을 응시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때보다는 조금 더 마셔보면서 더 마음이 가고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는 레드에 [몬테풀치아노][아마로네] 가끔은 [르빠소]라도 좋고 화이트에는 [피노 그리지오][피노 그리]가 있지만 [산지오베제]는 어느 날 마주해도 좋을 부담 없이 푸근한 인상을 준다.
프랑스를 고른 식탁에선 보르도 3형제가 혼재된 언제나 함께하며 데일리를 책임져 준다면 이탈리아를 집어 든 날은 네비올로나 [산지오베제]가 음식에 스며들 게 된다는 것이다. 재차 강조하면서도 의심에 여지없는 건 원산지에서 곁들이는 음식과 가장 유사한 맛과 결을 가진 음식과 와인이 함께 할 때 미식은 완성된다. 단순히 와인이라는 알코올을 함유한 음료와 식사를 분리하지 않고 봤을 때 둘이 하나의 완성된 형태의 음식으로 접근해 본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해석이 가능하다.
이탈리아 데일리 와인은 그런 면에서 독립적인 주장이 강한 편인 많은 개성 있는 품종을 담은 다른 와인에 비해 음식의 풍미를 더해주고 자칫 퍽퍽해지고 건조해 질지 모르는 입안을 포도주의 매력으로 충분히 적시면서 동시에 와인 자체로서의 만족도도 챙길 수 있다.
왜 가끔 밸런스 파괴된 질문으로 극한으로 몰아세우는 걸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 나라의 와인만 마실 수 있다면 국적 선택이 필요할 때 이탈리아 와인으로 과감히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와인 말고 비노를 추종하는 세력들은 한바탕 설득되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미만 조심하면 된다.
이탈리아에 포도의 생기와 신선함이 간혹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 푸르거나 덜 익은 과일처럼 느껴져 저항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부분을 조심하면서 데일리 품종을 꾸준히 마시다 보면 언젠가 몬테풀치아노와, 아마로네와 같은 고급스러운 품종의 매력이 배가 되는 날이 오고 가게의 점원이 어느 나라 와인 좋아하냐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이탈리아라고 얘기할지 모른다.
[일 포지오네 로쏘 디 몬탈치노]는 데일리급에서는 정평 나있는 비노이며 맛만 보고는 가격을 맞추기 어려우니 일단 구입할 수 있다면 좋은 가격에 집어 들고 감동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VIVINO : 3.8
Hermitage
@big_be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