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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Oct 08. 2017

나에게 연애는 무엇일까?

아직 답을 모르겠다.

 

 최근 많은 과제와 더불어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내겐 조금의 휴식이 필요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긴 추석 연휴가 찾아와 근 한 달만에 집으로 내려갔다. 집에 도착하기 무섭게 간편한 옷을 갈아입고서는 곧바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동네 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술 집 안에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들이 나를 반겨줬다. 고등학교 때는 반에만 가면 만나던 친구였지만 대학생이 된 이후에는 좀처럼 만나기가 힘들었다. 만나자고 약속을 해도 막상 만나려고 하면 그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그렇게 카톡 방에서 수 없이 만나자고 하던 친구들이 이제야 한 자리에 다 모였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테이블 사이로 우리는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는 밤새도록 해도 끝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분위기가 익어가자 이야기는 점점 줄기 시작했다. 그러던 한 친구 녀석이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자신의 연애 이야기를 주절주절 풀기 시작했다. 연애 이야기가 나오자 침묵을 지키고 있던 애들도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연애담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난 그저 친구들의 연애담을 귀로 듣고만 있었다. 

 '나'라는 사람은 연애를 많이 해 본 적도 없을뿐더러 '연애'라는 단어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지는 남자였다. 이번 추석에도 주위 친척들이 나에게 '넌 연애는 하고 있니?' '언제 연애할 거니?' 이런 말들을 무수히 많이 들었다. 그 말들을 듣고서는 그저 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최근 주위에 정말 괜찮다고 느껴지는 여자가 한 명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했다. 친구의 연애 고민은 잘 들어주면서 이런 것 하나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그냥 우스웠다. 나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하고서는 그녀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그저 나를 친한 동생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녀 주위에는 소위 말해 능력도 뛰어나고 잘 생긴 사람도 많았다. 살아오면서 그런 것을 느끼지 말자고 했지만 생전 처음으로 그런 것을 느꼈다. 결국 난 그녀에게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나 혼자서 마음을 접고 말았다. 친구들에게 이러한 사정을 말하자 다들 하나같이 나를 바보처럼 쳐다봤다. 그중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살면서 그런 감정이 몇 번이나 더 생길 거 같아?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마, 오로지 너한테만 집중해! 진짜 이 사람이다 싶으면 확실하게 표현하라고 어정쩡하게 있다가 놓치지 말고, 썸도 사랑도 타이밍 싸움이야


 그 친구의 말은 나에게는 예방주사와 같았다. 그렇게 친구들과 늦은 새벽까지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헤어질 수 있었다.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애'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연애'라는 것은 운명처럼 여자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력해서 운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결국 사랑한다는 말은 흔할지 몰라도 사랑하는 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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