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의 종착점은 어디쯤 일까?
대한민국 끝과 끝 정반대에 있었다.
여자는 부산에 있었고 남자는 서울에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5시간의 거리가 존재했다.
마음만 먹으면 이 거리는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몸이 멀어지더라도 마음만 있으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은 각자 다짐했다. 이런 연애가 보편적인 연애가 될 수 있도록
정말 두 사람은 보편적인 연애를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서로에게 연락을 항상 했고.
가끔은 색다르게 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긴 연휴나 크리스마스에는 남자가 여자 몰래 찾아가기도 했고
너무보고 싶은 날에는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도 했다.
서로가 멀리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시간은 흘러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5시간의 거리가 아닌 지하철 한 정거장이 두 사람의 거리가 되었다.
한 정거장 사이에 있으니 두 사람은 서로에게 바라는 게 많아졌다.
한 사람이 보고 싶으면 꼭 만나야 했고 생일, 기념일도 챙겨야만 했다.
서로 멀리 있을 때는
만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했는데
서울,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게 되자
하루라도 만나지 않으면 그게 되려 상처가 되었다.
하루가 이틀이 되고 점점 만나지 않는 날이 늘어나자 서로에게 불신과 다툼만 늘어갔다.
결국 서로에게 지친 두 사람은 '이별'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말았다.
남자는 우리의 종착지는 여기냐고 물었다.
"서로 종착점이 같은 줄 알았는데, 우리 종착점이 서로 달랐나 봐.. "
여자는 고개를 떨구면서 대답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여자를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혼자 방황하고 있을 때 자신의 손을 잡아준 여자라서 남자는 항상 고마웠다.
사랑을 먼저 고백한 여자가 이별 역시 먼저 말했다.
남자는 그녀가 홀로 걸어가는 것을 바라봤다.
아마 연애도 기차처럼 여러 군데 종착점이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