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

by 마리뮤

왠지... 혼자만의 생각을 풀어놓으려던 이 공간이 에어비앤비 게스트들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는 곳이 되어버릴 것 같다. 방금 내 단잠을 깨우는 게스트의 메시지를 받았다. 오늘 체크인한 중국 여성분이었다. 중국말로 보낸 메시지라서 바로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심장이 철컹했다. 에어비앤비 번역 기능을 누르면 한 2~3초 딜레이가 있는데 그 몇 초가 참 사람 애간장을 녹인다. 번역된 메시지는 생각보다 더 당혹스러웠다. 번역이 거지 같아서 더 당혹스러웠던 것 같다.


"시트를 직접 갈아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직접 합니다."


머리에 물음표가 백만 개쯤 떴다. 무슨 소리지? 오늘 낮에 새 베개닢과 이불로 전부 다 세팅하고 먼지 하나 없도록 찍찍이로 싹 정리했는데...


내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간다, 오늘 전부 새 거로 갈았다, 만약 베개닢이 없다면 누군가 방에 들어가 가지고 나왔다는 말이며, 그럴 경우 다른 방 게스트에게 물어보겠다, "라고 하자 "베개 용 베개가 없습니다. 거실 선반의 베개가 깨끗합니까? 사용할 수 있습니까?" "베개에는 베개가 없으며 거실 세트를 직접 가져갑니다, "라는 더 수수께끼 같은 말이 돌아왔다.


나름대로 재해석을 해보면 베개닢이 없어서 거실 선반에 빨아서 준비해놓은 베개닢을 직접 꺼내서 갈겠다는 말 같았다. 아니... 도대체 내가 낮에 갈아 준 그 베개닢은 어디 있는 거지??? 정말 다른 방 게스트가 들어가서 배개닢만 쏙 빼내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란 말인가! 나는 게스트에게 지금 베개 사진을 찍어서 보내줄 수 있겠냐고 했고, 그녀는 친절히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다.


새하얀 베개닢이 잘 씌어있었다.



???


그게 내가 낮에 새로 간 베개닢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다시 확인해보니(?) 베개닢이 씌어 있다며(?) 본인이 새로 가져다 씌운(?) 두 번째 베개닢은 다시 벗겨 거실 선반에 넣어두겠다 했다.

???????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 싶었다. 아니면 몰래카메라라도 찍는 건가? 밤 12시 반에... 나한테 이래도 되는 거임?! 물론 매우 미안해하는 것 같았고, 중국어 번역이 거지 같아도 그녀의 진심 어린 사과가 느껴졌기에 허허 웃으며 넘어가지만 좀 이해가 안 간다. 애초에 베개커버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어째서 현재 베개와 똑같은 커버를 또 가져다가 씌울 생각을 했는지 말이다... 게다가 얼룩 하나 없이 깨끗한 베개인데 설령 베개닢이 없다 생각했을지라도 나 같으면 그 시간에 호스트에게 메시지 보내느니 그냥 수건이라도 하나 펼쳐서 잤을 거 같은데...



에어비앤비를 하면 얻게 되는 확실한 교훈이 있다. 세상은 넓고, 그 넓은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인간이 살고 있다는 것! 내가 한국에서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절대로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있다는 걸 매번 깨닫게 해 준다.

눈물 나게 고마운 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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