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은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리뮤 Aug 27. 2024

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을 읽고

<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책을 읽었다.

제목부터 울컥한다.

아니,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그렁그렁)




그런데 아무리 매력적인 상대라도

그와의 관계가 나를 좀먹는,

나에게 절대적으로 불행한 관계라면

그러한 결심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이 악물고 헤어져하는 게 맞겠지.


탄수화물은 나에게 곧

빵이자, 디저트이자, 면이다.

이 세 가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삶의 이유 세 가지를 빼앗기는 것과도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물론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자각하고 있었지만)

이젠 정말로 '결심'하고 '결단'을 내려야겠다 다짐했다.


이 책의 9할은 왜 탄수화물 과다섭취가

우리에게 해로운지, 저탄수화물 식단이

얼마나 이로운지에 대한 설명으로 가득 차 있다.


나중에는 '아아.. 이제 알겠으니까 어떻게

실생활에서 실천하는지 알려줘....' 하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저자인 당뇨병 치료 전문가 에베 코지가

왜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중요성을 말하고, 또 말하는지 알 것 같다.


'아는 것과 실천은 별개'이기 때문!

아주 좋은 예시로... 나는 이 책을 카페에서

탄수화물 덩어리인 디저트와 단 음료를 시켜

맛있다고 먹으며 읽었다....


한 구절 한 구절 끄덕이는 내 고개와

한 모금 한 모금 들이켜는 내 음료의

불협화음에 얼굴이 화끈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정말 '인지적으로'는

탄수화물과 헤어질 결심이 200% 섰다.

임신 중이지만 지금부터 조금씩 조절할 생각이고,

출산 후에는 정말 제.대.로 이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지방은 우리 몸속에 들어가 케톤으로 바뀌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데 

이 케톤이라는 에너지원은 포도당보다

훨씬 안정적이며 에너지효율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지방 섭취를 늘리는 것이 

얼마나 이로운지 알게 된 것이 무척 기뻤다! 

(식단에 허용범위가 엄청나게 는 것이다!!!

이제 고기에 붙은 지방도 죄책감 없이 즐기자!!!)


게다가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오직 '인슐린' 한 가지인 이유도 흥미로웠다.

만약 포도당 조절이 정말 중요한 문제였다면

분명 인슐린 말고도 여러 기재가 포도당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진화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 인간의 식단에서 탄수화물은 

그 비중이 적었기 때문에 인슐린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그 역할을 해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완전히 탄수화물로 범벅된 식습관이

자리 잡히면서 인슐린 과다 분비로 당뇨병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나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항상 생리불순에 시달렸고,

난임으로 고생을 했다. 우리 소중한 첫째 아이도 시험관을

통해 얻게 되었고, 뱃속의 둘째 역시 시험관 시술로 얻게 되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도 인슐린 저항성과 큰 관련이 있다고 한다.

내가 만약 어릴 때부터 저탄수화물 식단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적어도 앞으로는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당뇨를 앓고 계신 우리 어머님도 우리 아빠도

과민성 대장증후군인 우리 남편도 계속해서 떠올랐다.

남편에게 이 책에서 나온 내용들을 기회가 될 때마다 

종알종알 떠들어 댔지만 영혼 없는 리액션만 돌아왔다.

'아, 그렇구나(흥미롭지만, 난 탄수화물과 헤어질 맘이 추호도 없는걸?)'


말로 아무리 떠들어봤자 그 누구에게도 와닿지 않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 깨닫고 변화하려 노력하기 전까지는.

결국, 나는 '나만을' 변화시킬 수 있다. 


출산 후 2025년에는 정말로 탄수화물과

제대로 헤어져서 절절한 이별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몇 겹의 마음을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