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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뮤 Feb 21. 2024

몇 겹의 마음을 읽고

많은 글을 쓰진 않았지만, 브런치는 내게 특별한 장소다. 일기보단 사적이지 않지만, 블로그보단 사적이고, 편지라기엔  쓸쓸하지만, 혼잣말이라기엔 따스한 공간.


한창 글을 열심히 쓰던 시절, 유독 마음에 드는 글을 쓰시는 작가분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내 마음을 그대로 투영하기도 하고, 어떨 땐 내가 알고 있는지도 모르던 어떤 감정을 무심하게 툭 던져놓고 가는 듯한 글들이었다.


최근에 아주 오랜만에 그분의 브런치 글을 보게 되었고, 새로운 산문집을 내셨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자주 사진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을 응원하는 마음과 그분의 글에 대한 확신으로 책을 바로 구매했다.



최근에 일 때문에 마음이 산란하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는데, 오늘 며칠 전 사놓고 책상에 올려두고 있던 이 책 <몇 겹의 마음>이 눈에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이 책이 내 숨구멍이 되리란 사실을 알았다. 그리고...



역시!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고, 이제야 정신이 좀 든다. 짧은 글들 속에서 내가 잊고 있던 많은 감정들이 올라오며 현실의 각박함을 잠시나마 잊었다.


아이를 키워낸다고, 더 많은 소득을 위해 쉼 없이 달리다 보니... 일상에서 아주 사소하지만 댕! 하고 내 마음을 치던 다양한 감정들과 생각들을 그냥 다 놓쳐버리고 살았구나, 싶었다.


그래도, 나는 흘려버린 그 몇 겹의 마음들을 누군가는 묵묵하게, 치열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남겨두었다는 게 너무 감사해서 책을 다 끝마치기도 전에 이곳을 찾았다.


오늘 내 마음의 한 겹 정도는 꼭 남겨서 그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고맙습니다!

잘 읽겠습니다!

계속해서, 열심히 남겨주세요

몇 겹의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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