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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뮤 Dec 13. 2019

다크호스 (토드 로즈, 오기 오가스)

성공의 표준 공식을 깨는 비범한 승자들의 원칙


내가 불행했던 이유는 이 책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남들이 모두 신봉하는 '성공의 표준 공식'만을 붙들며 왜 나는 이 모양인지 한탄하느라 정작 내가 가지고 있는 나만의 가치, 나만의 특성을 평가절하하며 살아왔다. 이 책을 읽고난 지금,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 나는 비로소 나를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엄마도, 아빠도, 옆집 아줌마도, 길에서 마주친 학생도, 그리고 우연히 이 글을 클릭해서 읽고 있는 당신까지도.


책의 내용은 단순하다. 하지만 진리는 모두 단순하지 않았던가. 따지고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저자 토드 로즈와 오기 오가스는 당연한 듯보이는 통찰을 적확한 언어로 다양한 사례들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이제 그 단순한 통찰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이 책은 우리들의 '성공의 표준 공식'이라 여기는 것들이 모두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나에게도 어린 시절부터 세뇌된 성공의 표준 공식이 있다. 


내가 생각하던 성공의 표준 공식

무엇을 공부하던 서울대에 들어갈 것! 서울대가 아니라면 최소한 연고대(연세대와 고려대)는 나와야 함.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국에서 이름만 들으면 '아, 거기!'라고 알만한 대기업에 취직해야 함.

업무가 적성에 맞고 안 맞고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억대의 연봉을 받을 만큼 승진을 해야 함.

적당히 일하면서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고 결혼해서 아이는 둘 정도 낳아야 하며 그 아이들은 영유(영어 유치원)나 조기 유학을 가서 영어는 원어민 정도 실력을 갖춰야하며 종국에는 이 아이들도 서울대나 연고대 혹은 해외 유명대학 스펙을 얻어야 함. 남편과 아내는 이혼하지 않고 언제나 신혼처럼 깨가 쏟아지게 살며, 백세시대 노후 준비까지 퇴직 전에 마쳐야 함. 


내가 생각하는 성공의 표준 공식을 읽고 '뭐야, 엄청 쌩뚱 맞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약간의 차이는 있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이 표준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성공의 표준공식'이라는 질문을 조금 바꿔, '당신이 원하는 성공의 모습은 무엇인가'라고 하며 나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성공의 모습

자연 풍광이 좋은 터에 작업실이 딸린 주택에 산다. 내 작업실에는 각종 목공 장비, 도자 가마, 페인팅 도구, 미싱, 가죽 공예등 모든 종류의 예술품을 만들 수 있는 장비가 구비되어 있어야 한다. 남편과 두 명 이상의 아이들을 낳고, 드넓은 앞마당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멋진 아이들로 키운다. 주말이면 좋아하는 지인들이나 가족들을 초대하여 맛있는 음식을 같이 나누고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한다. 주중 낮에는 그때 그때 만들고 싶은 것들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오후에는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산다. 배우고 싶은 것을 고민하지 않고 배울 수 있을 만큼의 부를 축적한다. 매일 새롭고 흥미로운 일들로 하루하루를 채운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내가 생각하는 성공한 삶의 모습은 이러하다. 다만 그 동안 내가 나의 삶을 온전히 긍정하지 못한 이유는 일반적인 성공과 내 삶과의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더라도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는 행복은 '루저의 정신승리'일뿐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나오는 수많은 '다크호스'들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성공을 이뤘다. 각자가 공통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독특한 삶의 과정을 거쳐왔는데 그렇듯 다양한 그들의 성공 과정에도 공통점은 있었다. 바로 '충족감'이다. 그들은 삶에서 어떤 선택을 하든 자신의 '충족감'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는 살면서 '지금 조금 고생하면 나중에 다 보상 받을 수 있다'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왔다. 그런데 지옥같은 준비 과정을 다 견디고 공무원이든, 회사원이든, 변호사든 되었는데 몇 년되지 않아 때려치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충족감'과 맞바꾼 성공은 공갈빵에 지나지 않는다. 먹으려고 앙,하고 깨물면 바사삭하고 온 세계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크호스형 성공의 법칙이란 개개인의 미시적 동기와 강점을 잘 조화시켜 과감한 선택을 하면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목적지를 버리라는 말이었다. 우리는 어릴때부터 확실하고 변치않을 꿈을 강요 받아왔다. 목적지를 먼저 정해버리고 나면 유연한 변경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그 '목적지'를 정할 때 나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깨달음이 수반되어 있지 않을 공산이 크며, 또 살아가면서 나의 관심사나 흥미가 달라지고 나라는 사람이 끊임없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일이 나와 맞지 않거나 이 일이 더이상 충족감을 주지 않을 때 우리는 유연하게 삶의 경로를 재탐색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하나에 정착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삶 자체를 지금의 세상은 '성공한 삶'으로 보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아니라 목표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라는 목적지가 아닌 '내가 가진 지식을 남들에게 가르치고 나누고 싶다'라는 목표를 가질 때 우리는 더 다양하고 유연하게 충족감을 주는 삶을 디자인 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다크호스형 성공을 이뤄낸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도 다크호스형 성공을 이룰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한다. 물론 그 방법을 삶에 적용해서 다크호스의 삶을 사는냐는 온전히 우리 독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책을 읽자마자 즉각적인 변화를 느꼈다.


내가 방황하며 기웃거리던 관심사, 새로운 도전과 실패의 경험들 모두가 '충족감' 넘치는 삶을 살고 싶은 내 에너지였고 탐색의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제야 비로소 '실패'라고 치부하고 덮어버리려고 했던 내 과거를 모두 긍정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수많은 도전과 실패들로 내가 무엇을 할 때 더 행복한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나는 앞으로 다크호스의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그러리라는 것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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