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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기준 Aug 19. 2020

셜록홈즈 같은 부모 되기

교육 낭비를 피하는 법

pixabay.com


'나는 6년 이상 영어 학원에 다니지만 여전히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많은 학생을 봐왔다. 어떻게 수년간 영어 학원에 다녔지만 배운 것이 거의 없는지 너무 의아했다. 시간이 지나고 부모님들이 학원의 능력만을 믿고 정기적으로 아이의 학습 내용을 점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충청투데이, 부모들이 영어학원에 돈 낭비하는 4가지 방법 중)


요즘, 아이들이 다니는 영어학원 중 놀이에 비중을 둔 시설이 부쩍 늘었다. 필자는 이 시대의 바쁜 부모들이 내 아이에게 영어를 더욱 쉽게 접근시키려는 욕구와 어학이 어렵거나 싫어하는 아이들의 두려움을 완화해주어 노출을 시켜보자는 전제의 니즈를 반영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으론 놀이 개념의 영어시설은 단어시험과 숙제가 없다. 영어로 논다는 개념 아래에 자유롭게 지도한다. 수업 시간에도 태도 지침을 제외한 학습 제한선은 명확히 정하지 않은 재미 위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물론 아이들 입장에서 영어는 무척이나 재미있을 것이고 쉽기만 한 것이라 여겨질 것이다. 이런 식의 접근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영어유치원을 다닌 아이에게서 더 유창한 발음과 자연스러운 영어환경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을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생각해봐야 할 점은 없는 것일까?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과정을 제외한 체 재미 추구의 수업이 쌓여 몇 년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부모가 아이들에게서 받는 피드백은 '재미있다' 하기에 '잘하고 있나 보다'로 인지할 것이다. 이렇듯 재미로만 채워진 시간이 흘러가고 담당 선생님도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규칙적으로 알려줄 것이다. 하지만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흘려보낸다면 정말 필요한 부분들, 반드시 학습되어야 할 내용이 재미에 파묻혀 그냥 지나가 버린다면 이후 시간과 비용의 재투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영어는 학문이다. 필자 역시 재미로만 영어를 대했던 적이 있다. 당시 영어는 너무 재미있었다. 문제는 실력 입증에 필요한 점수 증명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특히나 시간의 순간이나 부분을 나타내는 시제(時制)를 어려워했었다.


우리말과 영어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시제, 즉 시간의 위치 표현이다. 시제는 곧 동사 형태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시제는 영어의 절반이라 여길 만큼 중요하다. 


우리말은 세 가지, 영어는 열두 개의 시제로 구성되어 있다. 자녀가 우리말 구성과 같은 세 가지(과거, 현재, 미래) 시제만 사용하는 학습 편식이 일어나면 어떨까? 결국, 영어 표현에 필요한 나머지 시제를 놓치게 된다. 시제를 자유롭게 부려 쓰지 못한다는 것은 구사할 수 있는 표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이며 자연히 독해력 또한 떨어진다는 말이 된다. 특히 독해가 안 되는 학생을 보면 동사(시제)를 소화하지 못한다. 동사 이해에 어려움을 겪으니 다른 낱말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필자는 시간을 투입하여 스스로 '시제표'를 만들고 동사의 개념과 이해 시켜 소화를 했다. 


결국 쌓여야 하는 지식은 자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들이 결코 재미로 대체될 순 없다. 재미는 알아야만 하는 내용 사이의 잠깐의 쉼표일 뿐이지 결국 지나야 하는 과정이다.


pixels.com


영어 학원에서 피곤해(?)하는 부모님들이 있다. 자녀 교육에 대해 그리고 아이가 공부하는 학원의 커리큘럼까지 잘 파악한 깐깐하다 라고 불리는 부모님들이다. 왜 그럴까? 그만큼 내 아이의 학습에 관심이 많으며 그리고 주기적으로 아이의 학습 결과물을 객관화시킨다. 그렇다면 학원에서 대하는 깐깐한 어머님들이 자녀의 처지에선 어떨까? 내 아이의 학습 향상 점검의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이상적인 부모인 것이다. 부모가 아는 만큼 내 아이가 헛발질할 확률이 줄어든다. 내 자녀가 덜 고생한다는 말이다. 몇 년을 다녔는데 말도 안 되는 결과를 확인하여 망연자실한 부모님들을 많이 봤다. 공통으로 학원에게 전폭적인 신뢰만을 보냈던 어머님들이 그러하다. 


학원을 믿는 것은 좋다. 왜냐하면, 자녀를 지도하는 곳이기에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믿는 만큼 부모가 확인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궁금증을 가져야 하며 객관화된 수치가 보여야 한다. 그래야 내 아이의 실력 향상을 확인할 수 있다. 뒤늦게 확인한 내 아이의 학습적 빈틈을 메워 넣으려면 또 다른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어가야 하는 불행한 상황을 피하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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