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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즘이 참 무섭다. 내 요즘 관심사는 어떻게 알고, 시기적절하게 추천을 해주는지. 마치 어릴 때부터 내 속마음을 다 꿰뚫고 있는 엄마를 보는 느낌이다.
행복으로 가득 찼던 일본 여행의 여운이 아직은 가시지 않았다. 유튜브를 보다 문득, ‘일본 워홀 VLOG’라는 제목이 추천 영상에 떴다. 이 영상을 보고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회화가 가능할 정도로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일 년간 워홀을 다녀오자.
‘그 시기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하자.’ 내가 가지고 있는 여러 신념 중 하나이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지, 특히 고등학생 때는 대학 입시를 하는 게 최선이었다. 대학생 때는 아르바이트나 미팅, 연애가 최선이었고, 워홀은 20대인 지금이 적기였다. 솔직히 대학생 때 갔으면 더 좋았겠지만, 졸업한 지 일 년 안 된 지금도 앞으로의 시간 중에선 가장 빠른 시기일 거라며 위로했다.
무언가에 꽂히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편이다. 우연히 보게 된 일본 워홀 VLOG에 푹 빠져 알고리즘을 타고 몇 편의 영상을 한참을 더 봤다. 어떻게 하면 워홀에 합격할 수 있을지, 일본어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게 효율적인지 알아봤다. 6개월치 인터넷 강의를 신청했고, 내일 책이 배송되면 본격적으로 일본어 공부에 돌입할 거다.
마음 한 켠에는 두려움도 있다. 친구들은 취업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나만 천하태평하게 외국에서 놀고먹을 생각이나 하는 건 아닌지. 아무리 젊을 때 여기저기 다녀보고 즐기라고 하지만, 지금 이 중요한 시기를 워홀로 보내면 그만큼 취업 시장에서 뒤처지는 건 아닐지. 주위 서울대생 중에 나처럼 행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들 치열하게, 열심히, 멋지게 산다. 학교 다닐 때도 그랬다. 대학교에서 나만큼 공부 안 하는 사람은 정말 한두 명 정도밖에 못 봤다.
워홀에 가고 싶은 건 현재의 나지만, 취업 시장에서 취업을 하는 건 미래의 나이다.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은 굳이 현재에 나서서 하지 말자는 생각이 있다. 미래의 일은 미래의 내가 해결해줄 테니, 현재의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워홀에 가고 싶다. 하고 싶다면 해야만 한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고 나서 후회하는 게 훨씬 뼈아프다. 사실 나는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긴 했다. 대학이라는 목표 때문에 고등학생 때 연애와 게임을 포기한 것. 하고 싶은데 참은 건 딱 이 정도다. 그래서 과거를 돌아봐도 후회할 일이 거의 없다.
일본어 공부라는 목표가 생기니 여자친구가 없다는 외로움도 훨씬 줄어들었다. 어쩌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방어적으로 새로운 목표를 구축한 걸지도 모른다. 나만큼 자기합리화를 잘하는 사람도 없으니까. 어찌 됐든 좋은 일이다. 길거리에 커플들을 봐도 부럽다는 생각보다는 저럴 시간에 일본어 공부를 더 해야 한다는 다짐이 먼저 떠오른다. 타임 투 스터디. 오랜만에 공부라는 걸 할 생각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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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