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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Crown Aug 08. 2016

역사에 역사를 더하는 박물관

비엔나 디자인 여행 #2 : 빈 미술사 박물관

미술품의 역사를 어떻게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것인가. 미술품을 단순한 보전이 아닌 발전적 방향의 보전할 것인가. 빈 미술사 박물관은 여러모로 많은 참고가 된 전시다. 빈 사람들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한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은 단순히 조상이 물려준 문화와 역사에 편승해 호위 호식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스스로 문화와 역사를 조금씩 더하는 사람들이었다. 자만심이 아닌 자부심인 것이다.


(입장료 : 학생 11유로 / 팁 : 전시 공간이 많은 방으로 이뤄져 공식 홈페이지의 지도를 참고하는 편이 좋음)


<목차>

1. Good

2. Soso

3. And?

#사진 공유



1.Good

#천장

: 빈 미술사 박물관의 정수는 천장에 있다고 나는 이야기하고 싶다. 많은 전시 공간으로 쪼개져 있는 박물관 속에서 그 공간의 성격에 맞게 바뀌는 천장 그래픽 패턴, 조각, 조명 등은 전시 작품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아마 전시품에 집중하느라 천장을 주의 깊게 본 관람객은 없을 것이다. 역사에 역사를 더해간다는 것은 이런 부분이다. 미술품을 최대한 살리는 보이지 않는 곳의 디자인으로 본인들의 손길을 더하는 것. 정말 좋았다.


#음표

: 빈 미술사 박물관은 음악의 도시답게 오케스트라 연주 같다. 악보의 음표 하나하나가 모여 오케스트라가 되는 느낌이랄까. 음표 하나는 작디작지만 오케스트라의 한 음 한 음은 결코 작지 않은 것처럼. 특히 조각상 전시관에 상한 작품들이 많았는데, 그곳에서 규모의 중요성과 전시 기획의 중요성에 대해 확실히 느꼈다.


2.Soso

#풍경화

: 1층의 전시는 풍경화와 종교화가 주를 이룬다. 호불호가 갈리는 전시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풍경화에서 좋았던 부분을 꼽자면 그 자체보다는 느낀 점이다. 풍경화를 보면서 비엔나에 지낸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내가 '어? 저기 거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비엔나라는 도시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물과 문화재를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부분이었다.


#종교화

: 종교화는 정말 정말 그냥 나한테 눈이 있어서, 내가 거기 있음으로 보았다. 매트(건조)한 느낌의 작품이 많은데 그걸 완화하는 핑크톤과 민트톤의 벽 색감이 눈에 들어왔고, 원형 액자의 작품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게 회화 작품을 생각하면 사각의 캔버스를 떠올렸지만, 원형 액자의 작품은 무지한 나의 고정관념을 깨준 느낌.



3.And?

#한국

: 역사에 대한 부분이라면 한국인으로서 내 자부심도 이곳 사람들에 못지않다. 그래서 비교를 하게 된다. 이번엔 어떤 역사가 더 좋은 역사인지 보다는 누가 더 역사를 온전히 잘 보존하고 꽃 피우고 있는가를 생각해 본 것 같다. 이번엔 특히 천장의 디테일에서 느끼는 바가 많았는데, 한국도 전통 건축을 박물관에 더해 박물관을 '역사'를 담아낸 그 자체의 미술품으로 만드는 시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출국 전에 경주 불국사를 다녀왔다. 그곳에서 본 한국 건축의 천장은 결코 이곳에 뒤지지 않음으로!


#총평

: 개인적으로 전시를 보기 쉬운 구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0.5층에선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빈 쿤스트의 세 가지 전시관이 있는데, 이들 모두는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나는 그리스와 로마 미술품을 보고 길을 잘못 들어 밖으로 나온 뒤 미술관에 나가기 전 이집트 전시관을 발견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1층에서도 이와 비슷했다. 위에도 적었지만 전시관의 구조가 홈페이지에 잘 설명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 아마 서양미술사 혹은 미술품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조금 재미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서양미술사 시간에 배운 고대 그리스, 로마의 미술품을 눈으로 보며 실제 색감과 재료, 조형성에 감탄을 했다. 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이 미술품이 왜 이런 색감과 재질로 만들어졌는지 혼자 끄덕이며 본 작품도 많다. 서양 미술사에 관심이 없는, 여행을 온 관광객들에게는 외관만 보는 것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MQ의 다른 좋은 미술관을 보는 게 더 재미있지 싶다. 개인적으로 빈 미술사 박물관을 평가하자면 '걔는 실물이 더 예뻐!' 정도. 총총.



#빈 미술사 박물관 사진 공유

: 사진 촬영이 허가되지 않은 기획 전시를 빼고 촬영을 했습니다. 그저 영감을 나누기 위함이므로 눈으로만 봐주세요! :)


#디자인 영감 나누기

: 브런치에서 디자인 영감을 나누고 있습니다! :)


#일상의 영감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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