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디자인 인턴 이야기 #2 :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다시 보기
마침 팀장님과 리서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겨 디자인 리서치에 대해 조금 환기가 될 수 있는 배움을 적어본다. 그리고 반성. 지난 글은 영양가가 없었다. 지울까도 생각했지만 계속 보며 돌아보기로 했다. 일상과 디자인 인턴으로서 일을 기록하는 것의 밸런스를 맞추기 어려웠던 듯하다. 이번엔 조금 더 디자인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1. 인턴 기록 - 음료수 사진 촬영
이번 한 주는 홈페이지에 들어갈 배달 음료 제품을 촬영하고 보정 마무리를 했다. 촬영실에서 설치형 포토존을 만들고 촬영을 했다. 플라스틱 음료는 비교적 쉬웠으나 유리병 음료는 반사 정도도 심하고 보정을 해도 매트(건조)한 느낌이 강해 유리의 질감을 표현하기 만만치 않았다. 특히 물병이 어려웠다. 그래도 선임 디자이너의 조언으로 음료 촬영이 마무리되어간다. 이번 주 조언은 그림자는 '보일랑 말랑'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강하게!'
*물 유리병 촬영의 경우 월간 사진 홈페이지를 참고해 조명의 배치를 연습했다.
2.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의 홈페이지
금요일 오후는 모두를 보내고 혼자 남아 묵묵히 사진 보정을 한다. 선임 디자이너 분이 강조한 홈페이지 업로드 시의 통일성을 위해 보정 작업을 하는데 팀장님이 오셔서 잠깐 마케팅 이야기를 나누다 디자인 리서치에 대해 새로 깨우친 바가 있어 적는다. (지극히 주관적인 배움)
#스타벅스 나라별 홈페이지를 보기?!
: 스타벅스는 메인 그래픽과 메뉴의 가이드만 규정하고 나라마다 디자인엔 자율성을 둔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래서 재밌는 분석법이 생긴다고 한다. 바로 나라마다의 홈페이지를 비교 분석하는 것! 가령 스타벅스가 이번 시즌 메인 메뉴로 내세우는 것이 A 나라에는 있고 B 나라에는 없을 때, 그 배경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으로 B 나라에서 신 메뉴를 개발하는 회사는 리서치가 된다는 사실. 상당히 재미있는 팀장님의 리서치 방법이었다.
: 또한, 홈페이지 디자인의 차이를 봐도 디자이너에겐 충분한 공부가 된다. 가령 헝가리의 스타벅스와 오스트리아의 스타벅스 웹 디자인을 비교해보자. 무엇이 더 좋은지 정답은 없지만 폰트와 배치 등의 차이를 통해 배움은 있다. 대기업 리서치를 할 때, 도메인의 차이만으로 리서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 좋은 기회였다.
#맥도날드 배달과 홈페이지의 상관성!?
: 오스트리아 맥도날드는 배달 서비스가 없다. 슬프다. 그래서 그런지 홈페이지의 사진이 한국 맥도날드와 심하게 차이 난다. 이번 음료 촬영을 하면서 각도와 조명의 통일성을 강조한 이유를 오스트리아 맥도날드 홈페이지의 개성 넘치는 음료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배달이 없어 홈페이지의 접속 빈도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그 생각이 바로 디자인에 연결되는 듯하다.
: 내게 디자인 리서치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대게 구글일 경우가 많다. 논문 검색, 핀터레스트, 기타 상황에 따른 디자인 분야별 홈페이지 등을 주로 찾는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서 가끔은 해외 도메인을 통해 검색해 보는 게 빼곡한 리서치에 하나의 환기와 인사이트를 불어넣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메인은 디자인 리서치의 숨은 1cm가 될 수 있다.
3. 비엔나 일상 속 디자인 이야기
: 대화는 그나마 영어로 하면 된다지만 생활은 독일어를 사용하기에 물건의 구매는 항상 만만치 않다. 이번엔 셀프 미용을 위해 이발기와 왁스를 사러 가서 느낀 디자인 생각을 적어본다.
#패키지 디자인 - 이미지인가 텍스트인가
: 위의 두 왁스를 보고 느낀 점은 패키지 디자인의 경우 이미지와 텍스트에 대한 고려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오른쪽의 제품을 샀다. 왼쪽 제품 속 영어를 읽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텍스트를 읽는다고 한들 내게 와 닿는 바가 오른쪽의 제품보다 약했기 때문이다. 클래식룩, 익스트림 룩. 그래 좋다. 하지만 침대에서 나온 듯한(Out of bed)이라는 텍스트는 듣기만 해도 내추럴함을 알 수 있다. 사진만 봐도. 작년 이맘때 즈음 LG 생활건강의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으로 학교가 분주했다. 그때 이런 생각을 했더라면 조금 더 다른 방향으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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