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4] - 유튜브채널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다
야 우리 구독자가 5,000명이나 있다니 말이 돼?
친구와 구독자 수를 정말 몇 변을 다시 쳐다봤다. 인도네시아와 한국 노래의 리액션 영상만 몇 개 올렸을 뿐인데, 구독자 수는 계속 늘어나서 5,000명이 되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도네시아의 청년들이 한국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졌다.
구독자 수가 1,000명이 넘고 기준이 되는 시청시간이 넘게 되면 유튜브 수익을 신청할 수 있었다. 회사를 다니며 나오는 월급 외에는 정말 한 푼도 벌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마음이 설렜다. 그게 1,000원이던지 10,000원 이던지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스스로 해본 경험- 그리고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아주 상큼했다!
친구와 수익이 얼마나 나오나 궁금해서 채널에 들어가 보니 예상했던 것보다 정산 금액은 더 적었다. 10만 원이 안됐던 것 같다. 자세히 보니 우리가 올린 영상 중에 조회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거의 리액션 영상인데, 그건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뮤직비디오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리액션을 하는 영상이 아니라, 우리만의 고유한 창작물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영상을 봐주는 게 좋아서 계속 리액션 영상만 올리다 보니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구독자 수는 급격히 늘었지만 알맹이는 텅 빈 채널이 돼버린 것이다.
리액션 영상 외에 올리는 일상 브이로그나 인도네시아 음식점 방문하는 영상의 조회수는 처참했다. 구독자들은 진정한 우리의 구독자나 팬이기보다는 리액션 영상을 위해서 구독 버튼을 살짝 눌렀단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친구가 처음으로 채널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을 하자고 했다.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계속 올리고 싶은지, 어떤 메시지를 정하고 싶은지 생각해보자. "
사실 나는 처음에는 채널의 방향성이 그렇게 크게 중요할지 의문스러웠다. 모든지 유명해진 이후에 방향을 고민해봐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지금 우리가 채널의 방향을 고민해서 재정비를 해도 사람들이 안 보면 그만 일 텐데 '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친구의 말이 맞았다. 우리 채널의 제대로 된 이름과 목표, 올리고 싶은 콘텐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하나씩 고민하다 보니 현재 우리 채널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필요한 이유는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우리가 유튜브를 지속적으로 올릴 수 있게 하는 힘이었다. 내가 영상을 왜 찍고 올려야 하는지,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나는 그것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가 지속성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게 없다면 중간에 바쁘거나 힘들면 바로 손을 놓을 수 있는 것이었다.
유튜브 방향성을 고민했던 시간은 한 번도 내가 하던 일에 대해 방향을 고민해보지 않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어떤 일이던지 처음에는 무작정 시작할 수 있으나, 그것에는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나에게 주는 작은 메시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