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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Feb 28. 2023

미스 트롯 초등부 출연이 불편한 이유

아이들의 패배의 눈물, 너무 안쓰럽다

한때 'sbs 트로트 신' 'mbc 트로트의 민족' 'kbs트롯 전국체전'  그리고 TV 조선의 미스 트롯 시즌 2까지, 대한민국 가요계에 트롯 '전성시대'가 있었다. 기운이나 세력 등이 가장 왕성한 시대를 '전성시대'라고 한다면 그때 불어닥쳤던 트롯 열풍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가 또 어디 있었을까,


사실 그동안 출중한 노래실력을 갖추고도 기존 유명 가수들의 그늘에 빛을 보지 못했던 무명 트롯가수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데 이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알릴 멍석을 깔아 준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TV 조선 미스, 미스터 트롯이었고 송가인, 임영웅이라는 무명가수를 스타 반열에 올려놓는 결정적 기여도 했다.


이는 곧 시청자들의 열화 같은 성원이 뒷받침 됐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TV조선의 미스 트롯의 경우 최고시청률  18.1%를 기록하며 송가인, 정미애 등을 배출했고, 미스터 트롯의 경우 29.2%라는 경이적인 시청률로 임영웅, 영탁 등을 스타로 탄생시켰다.


그 트롯 열풍의 여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MBN <불타는 트롯맨>이 지난해 12월 2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닐슨 코리아 10회 기준 시청률 16.191%를 자랑하며 순항 중에 있다. 또한 트롯 서바이벌 방송의 원조격인 TV조선의 미스터 트롯 2 <새로운 전설의 시작> 역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금 한창 방송 중에 있는데 닐슨코리아 10회 기준 시청률 21.869% 기록하며 여전히 트롯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이전의  트롯보다는 화제성은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청률로만 봤을 때 정말 여전한 트롯 열풍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세상사에는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게 마련이다. 국민적 트롯 열풍에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호평만을 늘어놓을 수 없는 아쉬움도 있다.


사실 방송에 출연한 가수들의 실력은 백지 한 장 차이다. 실제 방송에 자주 출연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실력파 가수들도 있으며  방송에는 자주 나오지 않아 얼굴과 이름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실력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가수들도 있어 순위를 가린다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다.


그런데도 승리자와 패배자로 굳이 나뉜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가혹한 처사는 아닐까,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사회는 무한경쟁의 정글에서 승리자만이 살아남는 비정한 사회라는 일각의 지적도 있고 보면 지금 방송되고 있는 트롯 서바이벌 경쟁방식의 진짜 문제점이 트롯 열풍에 매몰되어 잘 보지 못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볼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이 어린 초등학생 출연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볼 일이다. 합격과 탈락이 바로 정해지고 그 장면이 고스란히 전국에 전파를 탄다면 어느 한쪽의  어린이는 정말 힘겨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달리 말해  '너는 누구에게 졌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아직 미성숙된 어린아이에게 너무 일찍 패배의 쓰라림을 맛보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때론 보기 불편하다.


물론, 방송도 사업인 만큼 돈을 벌어야 한다. 그렇다면 시청률을 높이고 국민적 시선을 끌기 위한 노력 자체를 뭐라고 나무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방송은 어디까지나 방송이다. 돈을 벌기 위한 노력 이전에 지켜야 할 선과 도리가 있는 법이다. 그게 바로 어린 초등학생들을 시청률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 심사숙고해야 하는 일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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