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거창 신부범 Mar 15. 2023

내가 아침 일찍 출근하는 진짜 이유

아침형 인간의 사전적 의미를 보니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저녁 9시도 안 돼 자연스럽게 눈꺼풀이 내려앉고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잠에서 깨는 나 또한 아침형 인간의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나의 수면 패턴은 선천적 생체리듬과 나이에 따른 현상 등의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직장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란 나름의 생각을 해 본다. 그럴만한 이유가  일단 나의 출근 시간이 길다. 서울 강남까지 가려면 마을버스로 한번, 지하철로 두 번의 환승, 그렇게 해서 걸리는 출근시간은 대략 1시간 40여 분여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적어도 새벽 4시에 이불을 걷어 차 일어나야 하고  새벽 5시 이전에는 집밖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나는  8시 30분의  출근시간보다  훨씬 빠른  7시도 안 돼 회사에 도착을 한다. 이런 출근 시간으로 인해 아침 일찍 일어나고 저녁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일에 습관화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일찍 출근을 하다 보니  그 시간대에 출근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 추측할 수도 있게 됐다. 이 또한 편견적 시각일 수 있어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뭉툭한 작업화에 다소 허름한 작업복, 먼지가 채 가시지 않는 배낭가방을 들춰낸 중 장년의 남성분들이 많은데 이들에게서 일용직 건설 노동자라는 진한 땀의 향기를 느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는  50~60대 아주머니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아마도 아파트나 빌딩 등에서 미화일을 담당하시는 분들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실제로 미화일의 특성상 새벽 일찍 출근한다고 하니 이런 내 짐작이 맞다면 대한민국에서 하루 일과를 가장 먼저 여시는 존경스러운 분들이 바로  이분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기서  다시 내가 남들보다 먼저  출근을 서두른 이유를 조금 더 보강하자면 아침 일찍 출근길에 나서면 시간적 여유가 넉넉해  쫓기듯 출근을 하지 않아서 좋다. 그리고 출근전쟁 때를 피하니 승객들로 부대끼지 않아서 좋기도 하거니와 앉아서 가면서 잠깐의 수면도 보충을 할 수 있어 참 좋다.


그래서 오늘도 이런 맛에 새벽 일찍 잠자리의 이불을 걷어차는지 모른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에 일찍 출근하다 보니 "그렇게 먼 곳에서 어떻게 일찍 출근하세요, 참 대단하십니다" 라며  응원을 보내는 직원들도 있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는 "내가 회사에 잘 보이려고 일찍 출근하는 것으로 잘 못 이해 하고 있는  눈치도 때론 엿보여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회사에 충성하는 걸로 오해 말았으면 좋겠다. 내가 아침 일찍 출근을 서두른 이유는 단지 편해서 일뿐 다른 의도는  추호도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스 트롯 초등부 출연이 불편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