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식당 말해, 말아
우리 3형제 가족은 같은 수도권에서도 그렇게 멀리 떨어지지 않는 곳에 살고 있지요, 어떤 사람들은 형제들이 가까이 사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말을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나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생길 때, 즉각적으로 만나 의논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 같기도 합니다. 특히 엄마가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실 때 엄마 일로 논의가 필요할 때는 가까이 사는 게 참 좋은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모여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같이 가면서 형제간의 우애도 다질 수 있어 좋은 거 같습니다. 물론 단점도 전혀 없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질 않기에 지금껏 3형제의 돈독한 관계가 유지가 되질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에도 만났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설 명절에 만나고 한 달 만에 또 모일 수 있었던 것은 차로 1시간도 안 되는 거리에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거라 생각됩니다. 전라도, 강원도, 서울, 이런 식으로 떨어져 산다면 마음과는 달리 만나기는 그렇게 쉽지 않을 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3형제가 자주 만나다 보니 참 특이한 점도 있습니다. 한 핏줄로 태어나 성격들은 다 엇비슷한데 이상하게도 식성들은 다 같지가 않습니다. 형은 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육식을 좋아하고, 동생은 주로 중식을 선호하는 편이며, 나는 낙지 같은 해산물이 입맛에 맞습니다.
그리고 비단 식성뿐만 아니라 입맛 까다로운 정도도 다릅니다. 형과 나는 웬만한 음식들은 다 맛있게 먹고 설사 맛이 없더라도 "맛있게 먹었어요" 하는 편이지만 동생은 식당을 고를 때도 리뷰를 꼭 참조를 한다거나, 먹고 나서 음식에 대한 평가를 떠나 주인에게 불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이 때문에 3형제가 논쟁까지 벌인적이 있습니다. 형과 나는 맛이 없으면 다음부터 안 가면 되지 "뭐 하려고 주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려느냐"라고 했고, 동생은 두 번 다시 안 갈지라도 이 식당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솔직히 얘기를 해줘야 궁극적으로 식당을 위하는 길이라며 말이지요,
동생의 주장과 형과 나의 생각이 서로 상반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의 주장과 생각이 틀렸다고 할 수 없어 참 예매하고 난감합니다. 맛없는 식당 좋은 게 좋다고 그냥 말아야 되는 건지..... 아니면 솔직히 맛이 없다고 얘기를 해 줘야 하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