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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Feb 17. 2023

이 과장은 왜 저녁밥이 가장 맛있다고 했을까?

언젠가부터  궁금했었는데 마치  생각이 나 기습 질문을 해 봤다. 우선 눈에 들어온 직원은 먹성 좋기로 유명한 김대리다.


"김대리님! 아침, 점심, 저녁 중 어느 식사가 가장 맛있어요"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세요"

" 궁금해서 그래요"

"아~ 그러세요  전, 단연 저녁이에요, "


이번에는 '입맛이 좀 까다롭다'라고 평가를 받는 이 과장이다. 이 과장은 어떤 대답을 할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 과장님은요"

 "저도 마찬가지로 저녁이 가장 맛이 있던데요" 


이 과장은 말을 계속 이어 나간다.


언론기사를 보면 저녁을 적게 먹어야 건강에 좋다면서  될 수 있으면 적게 먹으라고 하는데요, 가장 맛있는 저녁을 어떻게 적게 먹습니까,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 보세요, 저녁을 가장 많이 먹어도 그렇게 살쪄 보이지 않고 건강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퇴근 후 저녁을 먹는 일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요,


나름 저녁 예찬론을 펼치는  이 과장의 얼굴에서 흐뭇한 미소가 그에 진심을 대변하는 듯해 보인다.


사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본능적인 욕구를 꼽으라면 단연 식욕일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고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먹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은 식욕이라는 본능적 욕구를 지닌 채 태어났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본능적 욕구라 할지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그 본능은 쉽게  발동되지 않는다. 실예로 사람들이 아침을 잘 먹지 않는 이유도 아침밥을 먹어야 할 만큼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기 바빠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 일 등 이런저런 걱정이 앞서 마음이 편하지 않아 밥을 먹을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어쩌다 먹게 되더라도 대충 한두 숟가락만 뜨다 말게 되고 그래서 아침밥맛이  맛있게 느껴질 리 없을 것이다.


그리고 직장인들에 있어 점심은 또 어떤가,


식사란 누구와 먹느냐도  중요하다. 마음이 편한 사람과의 식사는 웬만한 반찬에도 밥 맛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그다지 편하지 않는 사람, 특히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  상사와의 식사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할지라도 음식에 대한  제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아침은 하루 일과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밥을 먹고 싶지 않고, 점심은 별로 친하지 사람들과 먹어야 하기 때문에 밥맛이 덜하고, 그래서 이 세상 가장 심적 부담이 덜한 집에서, 이 세상 가장 편한 식구들과 먹는 저녁식사가 가장 맛이 있다고 이 과장은 말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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