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목련, 분홍빛 진달래, 노란 개나리, 화사한 벚꽃 등 등.. 온천지가 봄 향기 '뿜~뿜~'내뿜는 완연한 봄날이에요, 느낌만으로도 괜스레가슴 설레는 요즘같이 좋은 날, 살다 보면 며칠이나될까요, 한창 봄 잔치가 벌어진지금 즐기지 하지 못하면 또다시 1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 모르니 이 시기가 다 가기 전에 봄나들이 서둘러야 할 것 같아요,
첫사랑이 생각날 정도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봄날 비단 꽃들만의 유혹일까요, 겨우내 움츠려 들었던 산과 들에는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쑥, 민들레, 냉이, 고들빼기, 고사리 등 각종 야생 나물들이 여기저기 초록빛 생명력을 뽐내며 '쑥~쑥~'자라나고 있어요,
이렇게 좋은 날, 방 안에서 텔레비전 리모컨만 만지작 거리기에는 너무 아까워 지난 주말 우리 가족도 강화도 인근 들판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아직은 초봄이고 본격적인 농사철이 전이라서 그런지 멀리서 바라본 그곳 들판은 약간은 황량하기는했지만요, 조금만 가까이 자연 속으로 다가서면 여기저기 빼꼼히 고개를 내민 각종 봄나물 등이 지천에 널려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런데 봄보다 먼저 싹을 틔운 성질 급한 냉이는 이미 꽃대가 살짝 올라와 있어 나물로 먹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어 조금은 아쉬움이 들기도 했어요, 대신 유난히 눈에 잘 띈 민들레라는 녀석들이 보드란 속살을 부끄럽게 내밀고 있길래 한 끼 먹을 요량만큼 조금 캤어요,
민들레 무침(일반적인 나물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치지만 민들레는 생채 그대로 무쳐야 합니다)
민들레는 양지바른 초원이나 들판 등 아무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풀로 흰색과 노란 꽃을 피워요, 그중 흰색 꽃을 피우는 민들레가 우리나라 토종이며, 노란 민들레가 외래종이라고 하는데 요즘 흰색 민들레 정말 보기 힘들다는 사실 여러분들도 잘 아실 거예요,
그런데 나에게는 꽃을 피우는 민들레보다 꽃을 피기 전의 민들레가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각인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어릴 적 엄마는 민들레를뿌리째 뽑아 나물로 무쳐 주시곤 했어요, 지지리도 가난했던 시절, 민들레는 쑥, 냉이와 함께 우리 인간에게 최소한의 생존에 버팀목이 되어 준 아주 고마운 존재가 아니었나 싶어요,
이런 점에 민들레는 우리 주위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아주 하찮은 존재 같기는 하지만 어쩌면 인간에게 산삼보다도 더 소중한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살짝 해보게 돼요,
아무튼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과 함께 캐온 민들레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쭉 뺀 다음 된장. 고추장, 참기름, 다진 마늘 등 각종 양념을 넣고 '살랑살랑' 손맛까지 더해 예쁜 접시에 담아낸 민들레 무침으로 그날 저녁 아주 맛있는 식사를 했어요,
보약이 별거 있을까요, 제철음식 즐겁고 맛있게 먹고 소소한 행복 느끼면 그게 바로 보약이지 않을까 싶네요, 실제 민들레는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하니 더 늦기 전에 민들레 만나러 한번 떠나심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