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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Mar 15. 2022

이발요금 12,000원 정말 비쌀까?

'자네 이발했어? 멋있게 깎았네'


출근한 직원의 깔끔한 머리를 보고 물으니 그는 나의 관심에 화답을 커녕 '이발요금이 너무 비싸다' 투덜거리며 말한다.


'다음부터는 미용실로 갈 거예요'


이처럼 요금이 비싸다는 이유로 미용실로 발길을 옮긴 남성분들이 많아진 지 오래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남성들의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발소가 미용실의 위세에 눌려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현실이다.


내가 사는 인천만 해도 '매년 30%가량의 이발소가 문을 닫는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영업을 중단했지만 구청에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이발소까지 합치면 실제 영업 중인 이발소는 이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반대급부로 이발소가 문을 닫는 수만큼 미용실 문이 열린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만 해도 서너 집 건너 하나 일 정도로 미용실인 것을 보면 이런 추측도 가능하다. 반대로 이발소 찾기는 점점 어려워 이발소 마니아들에게는 먼 발품을 팔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한때 남자는 이발소 여자는 미용실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런 등식은 깨졌다. 이를 두고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를 보인 미용실과 그렇지 못한 이발소가 만들어 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달리 말해 깔끔한 시설을 갖추고 최신식 헤어스타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미용실과는 반대로 이발소는 몇 가지로 정해진 획일적인 스타일만 고집하며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까닭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맞는 주장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직원의 불만처럼 이발소의 요금이 비싼지는 반론의 여지는 있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이발사가 하는 시간당 노동시간과 이에 따른 부수적인 점을 살펴볼때 그런 생각이 든다.


숙련도 및 개인차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이발사가 손님 한 사람에게 커트와 면도 그리고 머리 감기와 말려주기 등 기타 마무리까지의 걸리는 시간은 대략  20~30분가량으로 손님 한사람에게 소비되는 노동시간이 상당하다.


그리고 임대료와 전기요금, 수도세에, 이발을 할 때 들어가는 화장품. 비누 등 기타 부수적인 재료비, 여기에 이발사의 정성까지 감안하면 이발요금 10,000원~12,000원이 정말 비싼 요금인지는 조금은 생각해 볼 여지는 있지 않을까 싶다.


더군다나 식당에서 소주 1병 5,000원인 요즘 시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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