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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창 신부범 Dec 27. 2023

삼겹살 쌈에 쌈장이 중요한 이유

과유불급의 쌈장 배합은 오히려 삼겹살 본연의 맛을 해친다

이번 가족 모임 송년회를 앞둔  형네 냉장고에는 소주가 가득히 진열되어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술을 파는 식당의 냉장고 같았다. 우리 형제들 중 술을 즐길 사람은 몇 사람 안되는데  이걸 누가 다 먹는다고 이렇게 술을 많이 쟁여 났을까,


"형수님 뭐 하러 이렇게 술을 많이 사 두셨어요"


 "형제들이 다 모이는데 이 정도 술은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우리의 관습상 여럿이 모이는 자리에 즐거움을 더해 줄 수 있는 것 중에 술만 한 게 없는 점에서 보면  형수의 답변에 의의를 제기할 수 없다. 


"형수님, 술안주는 무엇으로 할 예정이죠"


"뭐니 뭐니 해도 소주에는 삼겹살이 좋지 않겠어요"

내가 참 좋아하는 안주다. 삼겹살은 적당한 간격으로 지방질이 적절히  분포되어 있어 씹을수록 입안에서 감도는 담백함과 고소함이 먼저 마신 소주의 쓴맛을 단박에 잠재워 버린 까닭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주 안주로 삼겹살을 으뜸으로 치켜세우는지 모른다.


비단 소주 안주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돼지 부위로는 삼겹살이라고 한다. 그래서 돼지 부위 중 g당 가격으로 따졌을 때 가장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 그럼에도 없어서 못 파는 게 삼겹살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 삼겹살 사랑 알만하다.


그리고 삼겹살을 제대로 맛보려면  상추와 깻잎등 채소에  마늘과 매운 고추 쌈장을 함께 곁들여 먹어야  한다. 그렇게 먹으면 고기의 느끼함을 감해 줄뿐만 아니라 소화도 훨씬 잘 되고 쾌변에도 도움이 되기에 삼겹살 하면  쌈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지 모른다. 


물론, 기호에 따라  기름장이나  새우젓을 곁들여 먹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인 소견이긴 하지만 기름장의 경우 지방이 많은 삼겹살보다 맛이 깔끔한 소고기를 먹을 때 어울린다. 그리고 새우젓의 경우 "푹~" 삶은 돼지고기 수육에 더 알맞은 궁합이다.

그런데 삼겹살 쌈을 먹을 때 쌈장을 너무 많이 곁들일 경우 쌈장맛에 삼겹살 고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잃게 된다. 반대로 쌈장을 너무 적게 넣을  경우에도 고기맛이 심심해  뭔가 2% 부족한 맛으로 이 역시 삼겹살 특유의 고소한 맛을 온전히 맛볼 없다.


그리고 삼겹살을  더욱더 맛있게 먹겠다는 욕심에 양념을 이것저것 무턱대고 넣게 되면 삼겹살의 제맛을 떨어뜨릴 수 있으니 지나친 양념배합의 쌈장을 만드는 것도 가급적 지양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쌈장을 만들 때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는 것은 좋지 않다. 그것은 바로  참기름의 진한 향이 삼겹살 본연의 고소함을 맛을 오히려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글의 결론은  삼겹살 쌈반은 쌈장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이는 곧 과유불급의 쌈장을 만드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와도 같다. 삼겹살은 고추장의 매운맛과 된장의 감칠맛만으로도 충분히 맛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출처:인터넷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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