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입니다. 식구들 모두 이런저런 약속 있어 나가고 나 혼자 덩그러니 집에 있으니 유난히 따분하고 지루합니다. 산책이라도 하자니 날씨도 춥고 에라 모르겠다 가까운 형네 집이나 가보자...
그렇게 형, 형수도 나가고 없는 형집에서 조카 녀석이랑 지내게 됐습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뭐 색다른 것이 먹고 싶어 졌습니다. 회사 근무할 때는 그렇게 먹고 싶은 게 없었는데 왜 집에서 쉴 때만 뭐가 그렇게 먹고 싶은 것이 많은지 참 이상한 일입니다.
"조카, 뭐 먹을 것 없나"
"뭐가 먹고 싶은데..."
"먹을만한 거 있으면 아무거나 줘 봐"
내 말이 끝나자 조가 녀석 잠시 머뭇거리더니 냉장고 문을 엽니다. 그리고는 뭔가를 뒤적뒤적 꺼내길래 가까이 가봅니다. 그런데 떡갈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보기에는 먹음직스러운 게 침이 꿀꺽 넘어갈 뻔했습니다.
"조카야 맛있게 구워봐"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봐"
그렇게 조카에게 요리를 맡기고 난 제자리로 돌아와 TV 이를 보면서 힐끗 쳐다보니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굽더군요,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조카 녀석 "다 됐어... 먹어봐" 하며 접시에 담아 옵니다. 자세히 보니 지맘대로 '쌀뚝 쌀뚝' ' 잘근잘근' 그 위에 소스를 대충 뿌리고 가져온 음식입니다.
그야말로 볼품없이 만들어 내온 음식였습니다. 그래도 삼촌을 위한 마음이 기특해 "반신반의" 한입 먹어봅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어느 유명 레스토랑에서 품격 있게 내온 요리보다 맛만은 한 수 위 아닙니까, 거침없이 몇 점 먹다 보니그 맛에 반해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말이 튀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