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이 말하는 가장 골치 아픈 쓰레기는 뭘까?

by 거창 신부범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여름 어느 날이다.


초고추장이 범벅된 회 포장 트레이, 피자를 한입거리 정도 남겨두고 버린 피자판 등 흉물스럽게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시는 환경 미화원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런 음식물 쓰레기는 처리하기 정말 힘드시죠, "


이에 대한 나의 물음에 되돌아오는 환경미화원의 대답은 의외였다.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에 밖에 버려진 음식물은 하루만 지나도 냄새가 나잖아요, 그리고 수거해 간들 마땅히 처리할 방법도 쉽지 않고요, 무엇보다도 '버려서는 아니 될 아까운 음식물을 버렸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종량제 봉투에 들어 있는 깨진 유리병과 같은 쓰레기에 비하면 이런 음식물 쓰레기는 그런대로 견딜만해요, 봉투를 뚫고 나온 깨진 유리병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심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아주 높거든요,


그러면서 말씀을 계속 이어 가신다.


정부 홍보에는 깨진 유리병 같은 날카로운 쓰레기를 버릴 때는 신문지나 기타 방법으로 잘 싸서 버리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세심하게 버린 경우는 별로 없어요, 그냥 일반쓰레기와 같이 섞어서 종량제 봉투에 그냥 대충 담아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따라서 깨진 유리병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라는 규정은 정말 납득이 잘 안 간 정책인 것 같아요, 이는 현장에서 일하는 미화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책 같아 개인적으로는 깨진 유리병 같은 위험한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라는 법규정부터 바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이 같은 환경미화원의 말을 듣고 보니 상당히 일리 있는 말씀으로 들렸다.



깨진 유리는 환경미화원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는 흉기나 다름없는 위험한 쓰레기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라는 것부터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


재활용이 불가 한 쓰레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지만 이는 환경미화원들의 애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이다. 따라서 깨진 유리 같은 위험한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정책을 철회하고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1년 365일 변함없이 새벽을 가장 먼저 여는 환경미화원, 한결같은 시간에 어김없이 나타나 밖에 내다 놓은 쓰레기들을 차량으로 수거해 가거나, 밤새 어지럽혀진 길거리를 청소하는 미화원분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덜어들이는 일은 바로 이분들의 애로 사항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일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환경미화원들이 깨진 유리로 인한 상해를 입은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에 대한 방점을 찍는 정책을 기대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굴과 미역의 절묘한 조합에 퐁당 빠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