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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왕눈개구리 늘 Nov 11. 2024

셀프코칭으로 신앙슬럼프 이겨내기 (2)

교회에 가지 않고 영성동산에 머무르고 싶다

2024. 11. 11 (월) 퇴근 후 오후


하루 나쁘지 않게 보냈다 싶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좀 불쾌했겠어요.

- 네, 저도 조직생활할 때 상대가 심하다 싶으면 절대 안 지기 때문에 으르렁 했습니다.

- 하지만 감사하게도, 몇 분 뒤에 하나님께서 안 좋아하실 것 같은 행동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일 손편지를 가볍게 남길 예정이에요. 제가 잘못한 부분, 그리고 제가 당황스러웠던 부분을 따뜻하게 쓰려고요.


아침에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 셀장이 혼자 셀 운영하는 것에 많이 힘들어 보였어서, 가을에 도와주기로 한 게 있었어요. 별 거 아니지만 그것만큼은 신경 안 썼으면 해서요.

- 그런데 제 마음을 살펴보니 저는 청년부와 한동안 분리될 필요가 있었어요.

- 결국 신뢰하는 셀 내 형제에게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고 남은 한 해 저 대신 그 일을 해주길 부탁했어요. 정말 너무 감사하네요. 어린 친구인데 속이 깊어 감사해요.


그밖에 또 감사할 일이 있었나요?

- 원장님이 저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어디에 같이 견학 가자고 저를 불러주셨대요. 근무의 연장선인 줄 알고 당연히 휴가를 주시는 건 줄 알았는데 ㅋㅋ 그건 아니었어서 놀랐지만, 어쨌든 같이 가자고 하신 의도가 좋았어서 정말 감사드렸습니다.

- 그냥 저는 처방하신 한약이 환자에게 잘 닿아서 환자분들이 한약을 잘 복용하시고 건강 회복하시길 바랐는데….. 너무 감사드렸어요.


지금 기분은 어떤가요?

- 좋지만 힘들어요.

- 그 누구도 제 마음을 이해해 주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가장 원하는 건 뭔가요?

- 누가 “이 교회 너랑 잘 맞을 것 같아!“라고 추천해 줬으면 좋겠어요.

- 다른 곳 알아볼 힘은 없고, 응답받았다고 생각한 교회학교 교사는 내년에도 하겠다고 말씀드린지라 쉽게 이동하기도 어렵네요. 실제로 저희 반 아이들은 제게 알게 모르게 힘이 되어요. (기대가 워낙 낮았나 싶기도 하네요 ㅋㅋ)

- 연약한 사람들이 오는 공동체인 만큼,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연약한 지체가 잘 안착할 수 있는 곳을 원해요. 즉, 연약한 공동체이지만 단단했으면 좋겠어요. 제 욕심이 너무 큰가요?


그걸 위해 당신은 뭘 할 수 있죠?

- 지금 속한 곳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리고 저는 제가 속한 공동체를 신뢰하기가 약간 어려워요. 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무섭고 어려워요.


이런 말을 쓰고 있는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 저는 교회에 등록한 시기 대비 교회학교 교사를 빨리한 편이에요. 그러나 응답받았던 부서라 그런지,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실 정도로 아이들의 호응이 좋아요.

- 저는 교회에서 ‘제공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공자’로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공동체는 다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선을 다한다는 건 뭐죠?

-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 다치지 않고 하나님을 잘 알아가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속한 공동체는 어때요?

- 모든 분들이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장님께서 그래도 제 마음을 이해해 주세요.

- 제가 겪은 일에 대해 교회를 소개해 주신 이모는 저를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으셨지만, 부장님은 제가 피해자가 맞다고 해주셨어요.

- 가족보다 남이 나은 것 같다 싶기도 한 요즘이에요.


또 좋은 점이 있나요?

- 그냥 웃음 많고 재밌어요.

- 이 안에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 건,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영역인 것 같고요.

- 제 마음에 크게 와닿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적응이 쉬운 편은 아니었어요.


안 좋은 점은요?

- 일반 사회와 비슷하거나 더 미숙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위험한 집단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디로 마음이 끌리나요?

-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를 혼자 맞이하고 싶어요. 그냥 주님만 생각하면서요. 고요히 혼자 영성동산에 머무르고 싶어요.

- 올해 너무 이래저래 고생이 많았습니다.

- 올해까지 셀모임을 쉬는 건 맞는 것 같아요.

- 그리고 이건 하나님께서도 원하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더 무리했다간 제가 제 마음을 잃을 것 같습니다. 저는 잠언 4장 23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 내일 또 생각정리를 위해 셀프코칭을 해봐야겠어요. :)



흠, 다시 읽어보니 너무 안 좋게만 썼지만

그래도 주님께서 만나게 해주신 청년부 내 인연들은

오늘 제게 힘을 주셨습니다 :)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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