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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옷, 그리고 우리의 시간

책을 사유하다

by 박성욱 Mar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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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입는 옷은 무엇일까?’

살다 보면 여러 번 옷을 갈아입게 된다. 유아기에서 청년, 중년, 장년, 노년까지 큰 틀로 보면 네 번가량의 옷을 바꿔 입게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는다는 건, 그 시점에 맞는 언행과 행동, 그리고 순리를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일지 모르겠다.


한편 우리의 인생을 계절로 비유해 보자. 만약 봄이 지나가면 두 번 다시 같은 봄을 마주할 수 없듯이, 특정 시기의 ‘옷’ 역시 그때에만 유효한 것일 터. 그런데도 우리는 “다시 봄이 오겠지” 하고 무심코 되뇌며, 지나간 계절에 붙들려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어제와 과거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미 지나간 옷에 집착하면서 여기저기 기워 입으려 애쓰는 모습은, 어느새 우리를 초라하게 만든다. 한철 살다 가는 인생이라면,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편이 훨씬 아름답지 않을까.


물론 영원할 것 같던 젊음도, 강인함도 언젠가는 시들고 꺾인다. 그렇다면 과거에 매달려 미련만 남기는 대신, 앞으로 마주할 계절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보낼지 고민하는 편이 현명해 보인다. 당장 눈앞에 놓인 현실을 직면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내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오직 지금만이 우리 곁에 실재한다는 사실이다. 지나간 계절의 옷을 붙잡고 늘어지기보다는, 오늘 이 순간 내게 주어진 옷을 어떻게 입을지 고민해보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제를 아쉬워하기보다, 오늘을 예쁘게 수놓고 다가올 미래를 더 멋지게 차려입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어느덧 낡아질 때쯤, 우리는 또 한 번 계절의 문턱을 넘어가게 될 것이다. 그때도 후회 없는 선택을 했노라 말할 수 있도록, 오늘의 옷을 정성껏 가꾸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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