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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고인 김종섭 Feb 28. 2022

퇴사자를 대하는 태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창업 후, 첫 사직서를 받았던 날이다.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쉽게 들통났다. 종이 한 장 짜리 사직서는 그 무게가 대단했다. 잠을 청하려 바닥에 누웠다. 그 사직서가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다. 눈을 감아도 '무엇이 문제일까?'라는 글씨만 아른거렸다. 그렇게 뒤척이다 새벽에 간신히 잠이 들었다. 역시 사장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 어떻게 하면 태연해질 수 있을까?


1. 직원은 가족이 아니다. 

퇴사가 서운한 이유는 직원을 바라보는 태도가 잘 못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남이가' ‘우리는 가족이다' ‘내가 챙겨줄게'라는 식의 생각이 그렇다. 직원은 대표와 엄연히 다른 존재이다. 기업도, 대표도, 직원도 철저히 이익관계에 의해서 만난 사이다. 직원과 나는 부모님이 다르다. 그런데 ‘피를 나눈 사이다. 형제다.’라는 말을 하면서 이끌려고 한다. 직원과 대표는 동상이몽일 수밖에 없다. 그것을 빠르게 인정하라.


2. 만나는 것보다 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첫인상에 속기 쉽다. 면접 때 적극적이어도 입사 후 이내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직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면접 볼 때는 좋은 회사 같았는데 막상 입사하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인간관계는 늘 마지막이 중요하다. 사람은 헤어지는 모습으로 기억된다. 온갖 진상짓으로 헤어지면 사람은 그 모습만 기억한다. 아무리 첫인상이 좋았어도 말이다. 헤어질 때의 모습은 그 기업의 평판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잘 헤어지도록 노력하라. 기업 입장에서 조금 손해 봐도 좋으니 퇴사자의 말에 귀 기울여라. 잘 헤어지는 기업이 프로다. 


3. 결국은 서로의 발전이다.

퇴사의 이유는 다양하다. 연봉, 상사의 태도, 근무 환경, 사무 공간 등 회사 생활을 위협하는 것들은 늘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연봉이 아무래도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대리급 이하의 경우, ‘자신의 발전’ 역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일이 조금 힘들더라도 자신의 역량이 발전하는 회사라면 퇴사를 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안타깝게도 스타트업의 경우, 그런 사수조차 없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창업 초반 퇴사자가 속출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4. 시장은 좁다.

이곳은 미국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일하는 사람이 뉴욕으로 갈만한 거리가 안된다. 서울, 부산, 대구를 벗어날 일이 별로 없다. 그만큼 시장은 좁다. 특히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현재는 더욱 그렇다. 퇴사자를 거래처 직원으로 만나게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창업에 성공해 우리 회사에 일감을 주는 대표자가 될 수 도 있다. 사람 일은 모른다. 그러니 겸손하라. 퇴사자가 당신의 브랜드의 경쟁자가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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