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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Jan 06. 2020

[컬처] TV - 그래서 요리는 언제 해요?

 <신상출시 편스토랑>


 김송희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이영자의 새로운 먹방 예능이다. 사실 예능에서 이미 '꼬꼬면'이라는 대박 상품을 탄생시킨 바 있는 이경규와 예능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배우 정혜영, 정일우, 진세연, 그리고 김나영과 홍진경도 출연하지만 음식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이영자다. '펀'스토랑인지 '편'스토랑인지, 기자들조차 이름을 헷갈려 해 방송명을 검색하면 이미 <펀스토랑>으로 다수의 기자가 기사를 쓰고 있지만 이 방송이 '편'스토랑인 이유는 출연자들이 경연을 거쳐 만든 음식을 편의점에 출시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출연자들은 평소 음식 꽤나 만든다고 자부하는 연예인들로, 이들이 특별한 레시피를 개발해 메뉴를 만들고 이를 심사위원들이 평가해 편의점에 정식 출시까지 시킨다는 콘셉트이다. 

음식을 만드는 출연자뿐 아니라 심사위원 출연진마저 화려하다. 이연복, 이원일 셰프와 편의점 상품개발팀의 MD, 그리고 가수 이승철이 심사위원이다. 연예인들이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고 요리 전문 심사위원들이 이를 심사하는 요리 서바이벌 콘셉트는 언뜻 <한식대첩>이나 <마스터셰프 코리아>를 떠올리게 하지만 사실 이 방송의 뚜껑을 열고 보면 여기서 경연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1,2회의 방송 분량 대다수는 평소 예능에 노출되지 않았던 정혜영-션의 집 공개와 일상 소개, 정일우와 친구들의 먹방 투어, 진세연의 요리 강습, 아이를 돌보는 싱글맘 김나영의 모습 등이다. 음식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관찰 예능에 더 가까운데, 특히 정혜영과 션 부부의 방송 분량은 이 부부가 얼마나 사이가 좋고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지를 지켜보고 그를 질투하거나 부러워하는 스튜디오 패널의 리액션에 맞춰져 있다. 방송에서 처음 집을 공개하는 정일우가 의외로 요리를 잘하는 모습,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진세연의 집을 관찰 카메라가 둘러보며 배우의 취향을 보여주는 것 역시 전형적인 관찰 예능의 그것이라 어느 순간 같은 요일에 방송하는 <나 혼자 산다>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아쉬운 것은 '먹교수' 이영자의 롤이다. 아직까지는 이영자의 분량이 그다지 크지 않아 그녀의 요리 철학과 그녀가 편의점 음식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볼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의 먹는 장면이 많을 것 같지만, 사실 이영자의 방송인으로서의 강점은 잘 '먹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고도 눈에 그려지게 묘사와 설명을 감칠맛 나게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이영자의 조력자이자 음식 브랜드 사장이기도 한 홍진경까지 출연함에도 아직 이 둘은 ‘정혜영과 션’ 부부를 부러워하는 리액션봇으로 활약할 뿐이다. 

그리고 '편'의점 요리를 만든다는 것을 가끔 이 출연자들이 잊고 있다는 생각 역시 든다. 아무리 편의점 요리가 고급화 되었다고 해도 집에서 볶은 레드커리와 코코넛오일을 넣은 커리, 하와이언 무스비와 명란이 들어간 떡볶이와 같은 고급 식재료가 사용되는 요리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면 과연 맛이 있을까? 이 요리를 단가 5천 원 이하로 맞춰서 편의점에 유통시킬 수 있을까? 뭐, 이미 이 방송에서 중요한 건 신메뉴를 편의점에 입점시키는 것이 아니라 요리 잘하는 연예인의 의외성 있는 일상 관찰인 것 같지만 말이다.     


위 글은 빅이슈 11월호 21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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