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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Jan 09. 2020

[스페셜] 엘사, 안나, 크리스토프 목소리는?

<겨울왕국 2> 성우 박지윤, 소연, 장민혁 성우와 함께…


 김송희 사진 강민구     





<겨울왕국 2>가 1240만(12월 21일 기준) 관객을 돌파한 데에는 아동 관객의 점유율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겨울왕국 2>가 개봉한 첫 주에는 멀티플렉스 극장에 평소보다 어린이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극장 입구에 세워진 엘사와 안나의 대형 인형이나 포스터 앞에서 깜찍한 동작과 함께 사진을 찍은 아이들은 더빙판을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들어간다. 물론 아동만 외화와 애니메이션 더빙판을 보는 것은 아니다. 천만 관객이 선택한 <겨울왕국 1>의 경우에는 더빙판의 관객이 412만이었고, 2편 역시 전체 관객 중 364만명(4D더빙, 3D더빙 포함)이었다. 자막에 시선을 빼앗기기보다는 영상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자막판과는 노래 가사 역시 조금씩 달라 자막판과는 또 다른 영화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더빙판의 장점이다. 


엘사와 안나가 함께 성에 살며 엘사가 여왕의 자리에 등극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겨울왕국 2>는 캐릭터들이 1편에 비해 약간은 성장한 상태다. 안나는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 크리스토프를 만났고 엘사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여왕 자리를 성실히 수행 중이다. 이처럼 캐릭터들의 변화한 점, 그럼에도 그 역할의 성품이 그대로 들어나게 연기하는 것은 성우들에게 쉽지만은 않은 일. 1편에 이어 2편은 같은 성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엘사의 목소리는 소연 성우, 안나의 목소리는 박지윤 성우가, 크리스토프 역할은 장민혁 성우가 연기한다(엘사의 노래는 뮤지컬 배우 박혜나가, 안나의 노래는 박지윤 성우가 했다.)


역할에게 목소리가 주는 힘은 엄청나서 관객들은 자신이 처음 들었던 인물의 목소리를 오래 기억한다. 때문에 시리즈가 이어질 때 목소리를 더빙하는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은 성우의 몫이 크다. 12월 1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성우카페 스페이스 청에서 <겨울왕국 2> 성우들이 팬들과 함께하는 작은 무대가 열렸다. 스페이스 청은 말 그대로 성우 카페로 성우들이 낭독회를 열거나 성우 팬들과 만나는 작은 콘서트, 공개 방송 등이 열리는 공간. 평소 이곳에서 열리는 성우 관련 행사의 관객층은 성우의 팬들로 10대나 성인 팬들이 대다수이지만 <겨울왕국 2>의 성우 행사에는 재밌게도 꼬마 관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어릴 때부터 엘사, 안나 목소리를 듣고 자랐고 유치원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엘사 노래를 듣는다는 한 어린이는 엄마가 알려줘서 함께 왔다며 엘사보다는 안나를 좋아한다고 팬심을 고백했다. 이날 진행은 KBS 42기 성우 김용, 김인형 성우가 맡았는데 소연, 박지윤, 장민혁 성우가 한참 선배임에도 장난스럽게 선배들을 놀리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엘사 역의 소연 성우는 2편 더빙을 하기 전 “1편이 너무 잘 되어서 사람들의 기대치가 매우 높은 상태라 부담도 있었다”며 어떤 장면이 좋았느냐는 질문에는 “디즈니의 경우에는 특히 보안이 중요하고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의 계약서까지 쓰기 때문에 이미 천만이나 본 지금까지도 스토리를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1편과 2편 중 어느 편에 더 마음이 가느냐는 질문에 박지윤 성우는 “뭐 하나 고를 수가 없고 1편은 애니메이션 역사상 이렇게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 있었나 싶게 큰 사랑을 받았고, 2편 역시 마찬가지다. 2편은 그만큼 노래와 연기 모두 부담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안나 역의 박지윤 성우, 엘사 역의 소연 성우


아이 엄마이기도 한 두 성우 모두 아이들이 엄마가 엘사, 안나라 좋아한다고 말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유치원에서 <겨울왕국 1>의 노래를 아이들이 매일 듣는데, 아이가 ‘우리 엄마 안난데…’ 하니까 옆 친구가 ‘니네 엄마가 안나면 우리 엄마는 엘사야’라고 해서 시무룩해했다고 하더라.” 이에 MC들이 “그 아이가 엘사 역할의 소연 성우 아이면 더 재밌을 뻔했다”고 농담을 하자 소연 성우 역시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놀이터에서 어떤 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노는데, 그 인형이 제가 더빙을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더라. 반가운 마음에 캐릭터 이름을 말하며 ‘아줌마가 그거 했어’라고 했더니 조그만 아이가 ‘네에, 그러시겠죠’라고 하더라”(웃음)


스페이스 청은 그날 행사에 참여하는 성우들이 추천하는 음료를 팬들에게 추천 메뉴로 권하는데 이 추운 날에 세 명의 성우 모두 아이스 음료를 추천했다. 이유는 당연히 “겨울왕국 이라서”.


스페이스 청에 모인 성우를 좋아하는 덕후 팬들은 당연히 극장에서 더빙판을 N차 관람하겠지만 사실 더빙판은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소연 성우는 영화와 애니메이션 더빙 문화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겨울왕국 2>와 같은 해외 작품이 잘 되는 것도 좋지만 한국의 창작 애니메이션이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박지윤 성우는 “성우는 어떤 배역이 주어지면 그것에 최선을 다 하고 매번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제가 <겨울왕국>을 하는 동안에는 저는 공주인 거고, 또 다른 작품에서는 악당이 되기도 하고 엄마나 할머니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소연 성우는 '소연에게 엘사란?'이라는 질문에 “나에게는 인생 캐릭터”라고 밝혔다. 소연, 박지윤, 장민혁 성우 모두 “<겨울왕국> 시리즈 덕분에 즐거운 경험도 많이 했고 넘치는 사랑도 받았다. 3편도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위 글은 빅이슈 1월호 21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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