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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Feb 15. 2020

[뮤직] 세련되고 몽환적인

Jade <Letterts>


블럭





Jade라고 쓰고 쟈드라고 읽는다. 프랑스어를 쓰고, 프랑스에서 살다 왔기 때문이다. 쟈드는 제이클래프(Jclef), 미고(meego) 등의 예술가들과 함께 비스킷 하우스(biscuit haus)라는 크루에 속해있으며, 멤버들은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 중이다. 쟈드는 여성 R&B 보컬이며,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해왔다. 지금까지 한 장의 EP와 네 장의 싱글을 발표했지만, 이 안에는 편안한 분위기의 베드룸 팝(침실에서 혼자 만드는, 특정 장르보다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형태의 팝 음악)부터 네오 소울, 전자음악이 가미된 얼터너티브 R&B, 재즈와 소울로부터 영향을 받은 곡에 겨울을 겨냥한 따뜻한 곡까지 정말 다양한 음악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구난방’으로 음악을 해온 것은 아니다. 잘 보면 앞서 이야기한 장르나 스타일이 결국 하나의 결을 유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펼쳐내면서 보여주는 점은 쟈드라는 음악가를 꾸준히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그는 코나(KONA), 디디 한(DIDI HAN), 모자(moza), 프라이머리의 앨범 피처링에 참여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러한 피처링은 자신의 작품에서는 펼치지 않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우스부터 트랩, 전자음악에 가까운 스타일을 선보이며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곡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번에 발표한 <Letters>에는 두 곡이 담겨 있다. ‘To The Moon’은 가사가 한글로만 되어 있으며, ‘To The Sea’는 영어로 담겨 있다. 그간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가사에 고루 담았던 그는 이번에 또 한 번 좋은 시도를 했다. 음악가가 어떤 언어로 노래를 부르는지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됐다. 백예린의 ‘Square’가 차트 1위를 차지하고 영어가 자연스러운 세대가 생겨났다. 쟈드 역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드 컬처 키즈Third Culture Kids, 어느 한 문화권에 속하지 않고 자유로이 오가며 여러 문화를 흡수해 경계에 있는 세대 중 한 명이다. 또한 언어마다 표현할 수 있는 정서나 온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음악가가 선보일 수 있는 능력 중 하나다. ‘To The Moon’은 한국어로 표현했을 때 그 정서가 더 잘 드러날 수 있는 곡이며, 쟈드가 지니고 있는 음악적 색채 중 몽환적이면서도 미묘한 온도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잘 담겨 있다. ‘To The Sea’는 포크 팝에 가까운 소리 구성을 지녔다. 지금까지 들려준 음악 중 가장 차분하면서도 자신이 들려줄 수 있는 영역을 또 한 번 넓혔다.


쟈드의 곡에는 어느 정도 계절감이 있는데, 그래서 겨울에 더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앞서 본인의 이름으로 발표한 <The Fall>, <Wallflower>와 같은 작품을 찾아서 들어보면 겨울에서 봄까지의 시간이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여기에 여름이 오면 그가 피처링한 디디 한의 ‘Your Mind’나 코나의 ‘Do Not Disturb’를 들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블럭(박준우)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위 글은 빅이슈 2월호 22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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