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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Mar 20. 2020

[엄마 자랑 대회] 금손맘의 빛나는 순간

hey mama, you made it!


 양수복


엄마가 이력서를 쓴다면 특기 란에 뭐라고 쓰게 될까자식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 동안눈앞의 집안일과 뒤치다꺼리를 도맡아온 엄마들이 있었다그렇지만 이제는 자식들도 안다. “그런 데 관심 없어.”라던 엄마에게도 눈이 번뜩이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엄마의 빛나는 재능을 포착한 자식들은 세상 사람들우리 엄마 좀 보세요!” 하고 SNS로 금손 엄마의 솜씨를 퍼 나르기 시작했다.


#1 “사진이 취미인 엄마 모델 해주기.”

최신형 스마트폰을 써도 좀처럼 엄마의 사진 실력은 늘지 않는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은 차치하고 심령 사진마냥 흔들리거나 초점이 나가기 일쑤다. 아마도 사진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일 거다. 자고로 사진은 잘 찍는다는 칭찬을 들어야 더 잘 찍고 싶어지기 마련인데, 엄마는 사진에 대한 관심도 욕심도 없고, 고로 매번 도루묵이다. 아무래도 공들여 찍고 싶은 피사체가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진이 생겼다. 어떤 엄마가 찍은 딸의 사진이다. 사진 찍기가 취미인 엄마는 우산 아래에 서 있거나, 기타를 메고 있는딸의 동화적인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실루엣으로 남은 딸의 모습은 한 폭의 예술작품처럼 아름답다. 뷰파인더를 통해 딸의 모습을 관찰하던 엄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모녀의 즐거운 순간을 상상하며 그만 질투가 나버렸다.

제보자 @yasang17

사진 @yasang17 어머니


#2 “외할머니의 동양자수 병풍. 엄청난 솜씨라 충격적.엄마가 병풍으로 만들어놨는데 정말 이쁘다.”

미감(美感)은 대물림되는 걸까. 입이 벌어질 만큼 정교한 동양자수를 수놓은 엄마가 있었고, 딸은 이를 병풍으로 만들기로 한다. 8가지 꽃 자수가 한 면씩을 차지한 병풍은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다. 시간이 지나 병풍을 발견한 손녀는 할머니가 수놓고 엄마가 제작한 컬래버레이션 작품에 감탄을 금치 못하고, SNS에 이 집안 여자들의 솜씨를 자랑하기로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은 손녀조차 금손 아티스트이기 때문. 신화 속 이미지를 재해석해 스카프와 머플러를 제작한 손녀의 프로젝트미사고블루는 텀블벅 펀딩으로1000%, 2000% 모금액 달성이라는 대단한 기록을 세웠다. 역시 미감은 대물림되는 게 확실하다.


제보자 장시진

자수 이춘자

병풍 제작 최은주


위 글은 빅이슈 3월호 22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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