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빅이슈코리아 May 23. 2020

[황소연의 레트로즘] 자꾸 읽게 되는 ‘쓸고퀄’ 정보

과자봉지 뒷면 이야기


글ㅣ사진. 황소연


농심, 새우깡


소맥분, 옥배유, 타피오카산화전분 등 과자봉지 뒷면의 원재료명 소개는 어쩐지 읽을 때마다 재미있다. 어릴 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과자가 아산, 안양, 문막 등 익숙하지 않은 공간(과자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만들어졌다는 생소함 때문에 나는 봉지 뒷면으로 빨려 들어갔다. 특히 농심의 ‘새우깡’ 봉지 뒷면의 새우를 잡는 어부의 모습은 과자가 가공식품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과자를 만들어 볼까요

만들어지는 과정이 적힌 과자가 있다. 2017년 출시된 ‘빠새(빠삭한 새우칩의 준말이지만, 어쨌든 정식 이름은 빠새다)’의 경우 봉지 뒷면을 통해 ‘빠새가 부드럽고 바삭한 이유’를 설명한다. 신선한 새우를 골라 얇게 반죽을 편 후, 신선한 기름으로 맛있게 튀긴다. 하지만 “따라했는데 그 맛이 안 나요!” 같은 항의가 많았던 탓일까. 지금은 많은 과자들이 ‘특수한 공정에 따라 제작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만들기는 어렵다’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옛날 모습으로 마트에 컴백한 과자들

삼양, 짱구


봉지 뒷면의 TMI는 다른 방식의 광고다. 과자는 특히 어린이들의 마음을 캐릭터 등으로 사로잡아야 했다. 꿀벌이나 바나나 등, 캐릭터화가 가능한 동식물(?)은 과자의 상징이 된다. 1978년 출시된 ‘바나나킥’은 밀림을 탐험하던 바나나를 지나, 현재 날쌘돌이 이미지의 바나나가 모델이다.


최근 새우깡과 칸쵸, 켈로그 등 다양한 과자 포장은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는 디자인을 취하고 있다. 출시 당시인 7~80년대의 패키지 디자인을 가져오는 것. 꿀꽈배기, 꼬깔콘 등 전통의 강호들은 대부분 ‘Since 0000’ 의 마크를 자랑스럽게 달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은 과자만큼, 전 세대에 걸쳐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된 공산품이 앞으로 또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새우깡은 오는 2021년, 50주년을 맞이한다. 너무 익숙해서 편안한, 과자 특유의 명랑함이 우리의 생애 전체에 건네는 위로는 영원하다.          


위 글은 빅이슈 5월호 2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뮤직] 황소연 기자가 꼽아본 음악 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