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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Jul 15. 2020

[공연] 재능의 덫

뮤지컬 <모차르트!>


글. 양수복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모차르트!>는 천재 모차르트를 변주하는 작품 중에서 어두운 편에 속한다. 모차르트 사후, 천재의 두개골을 찾아 헤매는 무리의 등장으로 시작하는 극은 자유롭게 살고 싶지만 천재라는 이름 안에 갇혀버린 모차르트의 짧은 생을 강렬하고 비극적인 비주얼로 그린다.      



모차르트는 다섯 살 때부터 작곡을 하며 신동으로 이름을 날렸고 아버지의 뜻대로 콜로레도 대주교 아래서 음악을 만든다. 그러나 예술가의 영혼은 그가 고분고분 속박되어 음악을 뽑아내게끔 내버려두지 않는다. 모차르트는 음악적 재능도 없으면서 이래라저래라 명령하는 대주교, 그리고 아버지를 거역하고 빈으로 떠난다. (중략)


행복은 얼마 가지 않는다. 연인 콘스탄체와 결혼하고 빈에서 이름을 날리며 승승장구하던 모차르트는 대주교의 지시로 그를 설득하러 온 아버지와 마주하게 된다. 레오폴트는 끝까지 모차르트를 속박하며 착하고 말 잘 듣는 아들이 되라고 명령한다. 아내의 죽음마저 아들을 탓하는 레오폴트는 흔히 볼 수 있는 자식 다리 붙잡는 부모의 클리셰가 역사적으로 반복돼왔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한다. 


<모차르트!>는 대중적인 뮤지컬로서 천재의 고뇌와 갈등을 화려한 무대 미술과 의상, 귀에 쏙 들어오는 넘버로 풀어낸다. 특히 극 중 어른 모차르트의 곁에 어린 모차르트 ‘아마데’가 따라다니는 연출이 흥미롭다. 다 커버린 모차르트는 재능이 이끄는 대로 속박되고 음악만을 위해 인생을 바치고 싶은 마음과 자유로운 어른이 되고픈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한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천재의 파멸은 씁쓸하다. 


딱 한 번, 모차르트는 제대로 된 길잡이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을 만나는데 이 역할을 연기하는 자타공인 ‘황금별 장인’ 신영숙과 김소현의 ‘황금별’은 황홀하다. 무대와 관객석을 수놓는 황금별과 아름다운 목소리, 용기를 북돋아주는 가사가 심금을 울리며 잊지 못할 순간을 만든다.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하늘을 봐 황금별이 떨어질 거야황금별을 찾기 원하면 인생은 너에게 배움터그 별을 찾아 떠나야만 해.“     


기간 8월 9일까지

장소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위 글은 빅이슈 7월호 2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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