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특별빅돔 후기
글. 조소연
사진. 김지은(커뮤니케이션팀)
2017년부터 《빅이슈》를 구매해온 조소연, 조한슬 독자가 빅이슈코리아 10주년 기념 특별빅돔에 참여했다. 고등학교 동기인 두 사람은 나란히 빅이슈 판매원(이하 빅판)을 만나고, 몇 년 뒤 함께 빅돔에 참여했다. 《빅이슈》를 만난 순간을 주저 없이 인생의 중요한 순간으로 꼽는 조소연 독자가 10주년 기념 특별빅돔 체험을 기록했다.
《빅이슈》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고등학교 때 친구와 홍대에 놀러 갔다가 역 앞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잡지를 팔고 계시는 분을 보았다. 우연히도 표지 모델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었다. 표지 모델이 내 ‘최애’라서, 또 “빅이슈입니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던 판매원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그렇게 홀린 듯이 《빅이슈》를 구매했다.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집에 와서 펼친 잡지 속 한 문장은 《빅이슈》에 매료되기에 충분했다. 이후로 지하철을 탈 일이 생기면 언제나 현금 5천 원을 챙겨나갔다. 그리고 《빅이슈》와 빅판을 계기로, 내겐 생소하던 홈리스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게 되었다.
어떠한 사건을 전후하여 역사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면, 그 지점을 ‘특이점’이라 일컫는다고 한다. 내 인생을 하나의 역사로 치자면, 내 연대기 속 특이점은 《빅이슈》를 구매한 일이다. 《빅이슈》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넓힐 수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나가게 되었다.
처음 잡지를 구매했던 그날처럼, 우연히 빅이슈코리아 SNS에서 ‘창간 10주년 특별 빅돔’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았다. 평소 빅돔에 참여해보지 못한 게 아쉬웠던 터라 고민하지 않고 친구와 함께 바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특별빅돔 합격 문자를 받고 기뻐할 새도 잠시,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먼저 밀려왔다. 지하철역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빅판분들을 위해서라도, 《빅이슈》 애독자분들을 위해서라도 멋지게 이 일을 해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지하철역 앞에서 목소리를 내며 잡지를 판다는 건 생각보다 민망하고 어려웠다. 사람들은 무서우리만큼 우리에게 관심이 없었고, 이러다가 잡지를 한 권도 못 팔면 어떡하나 하는 초조함이 일순간 밀려왔다. 동시에 항상 같은 자리에서 큰 소리로 “빅이슈!”를 외치던 판매원분들의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분들의 노력은 직접 해보지 않으면 깨달을 수 없는 것이었다. 세상에 맞선 그 강인함에 마음속으로 다시금 박수를 보냈다.
빅돔 후, 처음으로 잡지를 구매해준 독자의 얼굴과 처음으로 잡지를 팔았을 때 느꼈던 감정이 기억난다. 감사함과 뿌듯함, 그리고 성취감이 한데 섞여 앞으로 어떤 것이라도 해낼 수 있을 듯한 자신감이 샘솟았다. 순간의 용기 있는 선택은 앞으로 이어질 날들을 바꾸고, 실천하는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모두의 작은 용기가 모인다면 세상은 충분히 변할 것이다. 그 작은 용기의 시작이 《빅이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