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황소연
심리 테스트의 새로운 기준, ‘MBTI’가 박문치의 손을 거쳐 진정한 트렌드로 등극했다. 유피와 쿨, 90년대의 그 중간 어디쯤 존재했을 것 같은 ‘박문치 유니버스’ 멤버들의 참여가 곡을 듣는 재미를 더한다. 2020년에 25~30여 년 전 유행한 귀여운 느낌의 댄스 분위기를 구현하는 박문치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게 다가온다. 앨범과 함께 발견된 편지 한 장에 따르면, 박문치가 음악으로 당신에게 주고 싶은 것은 ‘행복’이라고 한다.
태민의 정규 3집 시작인 프롤로그 싱글 ‘2 KIDS’가 수록되어 있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가사의 시적인 느낌, 춤으로 연기를 펼치는 듯한 뮤직비디오의 퍼포먼스가 팬들을 사로잡는다. 프롤로그로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노래. 특히 ‘Never Gonna Dance Again’이라는, 단호한 앨범 타이틀이 담아낼 곡의 주제는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밴드뮤직 같은 ‘오늘 밤’엔 80년대 음악 특유의 펑키함이 있다. 레트로를 콘셉트로 삼았지만, 꼭 복고 느낌의 곡이 아니어도 이새봄의 음색은 곡을 깊이 있게 만든다. <보이스 코리아> 세미파이널에서 부른 ‘Tempo’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나미의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커버를 들으면, 이새봄은 자신의 목소리가 한여름 시티팝에도 클래식한 한국 가요에도 잘 어울린다는 점을 알고 있는 듯하다. ‘오늘 밤’ 뮤직비디오 속 여성들의 기타 연주는 또 다른 감상 포인트.